[정리하면 행복해져요 16] 남겨서 짐이 될 물건 정리해두면 삶이 가벼워져
[정리하면 행복해져요 16] 남겨서 짐이 될 물건 정리해두면 삶이 가벼워져
  • 정경자 한국정리수납협회 회장
  • 승인 2022.10.31 11:15
  • 호수 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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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하고 단란한 칠순 잔치를 얼마 전에 치른 K씨는 요즘 생각할 것이 많다. 자식들은 다 잘 자라주었고, 먹고 살 걱정은 없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죽기 전에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자식들에게 하면 “아버지는 정정하신데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냥 친구 분들이랑 놀러 다니면서 즐겁게 사세요”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정정할 때 정리해야 한다고 K씨는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죽고 나서 자신의 물건들을 누가 정리해줄 것인지를 생각하니 그다지 마음이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사용하고 있는 물건을 남에게 치우게 하는 수고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다고 한다.

K씨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자식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내 물건은 내가 정리하고 싶어서’, ‘인생을 돌아보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자신의 물건들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이다.

세상 떠난 뒤엔 버려질 것들

결혼할 때 가지고 온 혼수이불,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받은 선물, 부모님께서 사용했던 물건이기는 하지만 본인에게는 필요없는 물건들까지 우리는 평생 물건을 집으로 가지고 들어오기만 하지 집에서 밖으로 내보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물건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작은 사연 하나 없는 물건은 없다. 그 사연과 추억 때문에 평생을 간직한 물건들도 본인이 죽고 나면 돈이 되는 물건 이외에는 모두 버려지거나 불태워진다는 것 또한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제 생각을 조금 바꿔 보자. 내가 죽고 나서 내가 살면서 보관하고 있던 물건들이 결국 쓰레기 소각되듯 처리될 텐데, 어차피 버려지게 될 나의 물건을 남에게 치우게 하는 수고로움을 줄여주자는 것이다. 

자식이든 전문가든 누군가에게 넘겨져서 쓰레기처럼 버려질 물건들은 내가 살면서 조금씩 정리해야 한다. 사실 사람들은 죽기 전에 해 보고 싶은 일이 많이 있다. 그래서 ‘버킷 리스트’라는 목록을 만들어 하나씩 실행에 옮겨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스스로를 잘 돌아보고 정리하기이다. 물론 미처 가보지 못했던 곳을 여행하고, 먹어 보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스스로의 생활을 가볍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해 버리고 최대한 가볍게 살 필요가 있다. 이렇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욕심은 점점 줄어들고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알게 되는 마음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물건을 비우고 그 빈자리를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랑과 행복으로 채우기 바란다.     

정경자 한국정리수납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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