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수 대한노인회 충북 영동군지회장 “사무국장·지회장으로 20년 간 봉사…노인복지관 설치·운영 가장 보람”
민병수 대한노인회 충북 영동군지회장 “사무국장·지회장으로 20년 간 봉사…노인복지관 설치·운영 가장 보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1.07 09:11
  • 호수 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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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서 경로당급식도우미·정산 돕는 운영관리사·양곡배급 등 첫 실시

노인복지관 증축에 분회 사무장까지 수당 지급… 적극 돕는 군수께 감사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노인복지의 선두주자 대한노인회 충북 영동군지회”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지금은 익숙한 경로당급식도우미, 경로당 정산을 돕는 운영관리사, 경로당 양곡배급 같은 복지 시스템이 모두 영동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앞선 복지제도의 뒤에 민병수(81) 영동군지회장이 존재한다. 민 지회장은 영동군지회 사무국장서부터 지회장 재선에 이르기까지 무려 20년 간 노인회에 봉직하며 노인복지와 권익 향상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

민 지회장은 “양곡지원도 2004년 쯤 영동군수께서 경로당을 순회하던 중 회원들이 집에서 쌀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 시행하게 된 것”이라며 “군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휘, 국비(특별교부세)를 확보함으로써 노인회를 적극 도와주시는 군수께 특별히 감사 말씀을 전한다”고 영동군수에게 성과를 돌렸다. 

영동군 인구는 4만5300여명, 노인인구는 1만5646명이다. 영동군지회에는 11개 읍·면 분회, 348개 경로당, 회원 1만5422명이 있다. 민병수 지회장은 공무원생활을 오래 하고 퇴직 후 2002년 영동군지회 사무국장으로 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2015년 15대 영동군지회장에 선출됐고, 지난 2019년에 재선에 성공해 현재에 이르렀다. 

영동군지회는 2003년부터 노인복지관을 설치·운영해오고 있다. 23회 노인의날(2019년) 기념식에서 모범노인단체시설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올 한해 어떻게 보내셨나.

“상반기에는(코로나 사태로) 축소해 행사를 하다 후반기에 들어와 게이트볼대회 등 못했던 사업을 수행하느라 바쁘게 보내고 있다. 11월에 큰 규모의 행사(연찬회)도 준비 중이다.”

-영동군지회 연찬회는 규모가 큰 것으로 안다.

“경로당이 348개니까 참석 인원만 회장과 사무장, 이사와 임원들 해서 700명이 넘는다. 1박2일 일정인데 여긴 그만한 인원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없어 연수원에서 6회에 걸쳐 나눠서 한다. 첫날 읍에서 120명이 하고 둘째 날부터 2개 면 씩 6박8일간 진행된다. 예산도 노인의날 보다 3배 가량 더 든다.”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는지.

“외부강사의 강의가 주류를 이룬다. 제가 노인회 시책을 설명하고, 사무국장이 경로당 운영 및 보조금 정산에 대해 안내하고, 저녁식사 후에는 노래자랑 등으로 친목을 쌓는 시간도 갖는다. 둘째 날에는 보건소에서 나와 치매예방과 정신건강 강연을 하고 영화감상도 한다.”

-영동군수가 참석하는지.

“군수께서 매회 참석해 주요 군정 업무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격려도 해주신다.”

-군에서 노인회 지원을 잘 해주는가 보다.

“영동은 노인인구가 35%를 차지해 그들의 여론을 무시하지 못한다. 군수께서 이만큼 잘 살기까지 고생 많이 하신 노인들 잘 모시겠다는 인식을 갖고 노인회 요청은 적극 수용하신다. 우리는 타군에서 하지 않는 특수사업을 여러 가지 하고 있다. 방금 언급했듯이 1박2일 일정의 연찬회를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들 것이다. 40여억원을 들여 현재의 복지관 옆에다 연면적 277평, 4층 규모의 노인복지관을 신축했다. 일부 지회에서 분회장, 경로당 회장들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분회 사무장까지 지원하는 곳은 드문 것으로 안다.”

민병수 영동군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민 지회장 왼편이 장준홍 사무국장, 오른편이 박인순 노인복지관 관장.
민병수 영동군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민 지회장 왼편이 장준홍 사무국장, 오른편이 박인순 노인복지관 관장.

노인복지관을 설치·운영해오던 지회는 노인인구가 늘고 프로그램도 많아지자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 새 복지관을 지은 것이다. 민 지회장은 “복지관에서 36개 과목, 209개 반을 운영한다”며 “새 복지관은 지회 사무국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 전부를 회의실과 프로그램실로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분회 사무장까지 활동비를 지원한다고.

“2년 전부터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들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누구보다 많은 수고를 하는 분회 사무장들도 마땅히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군수께 요청해 드리게 됐다. 그 과정에 어려운 고비도 있었다. 처음에 군에선 도비와 군비로 준다고 약속했지만 도에서 깎아버렸다. 우리가 약속 이행을 요구하자 군수께서 예산 전액을 군비로 지원해주셨다.”

민병수 지회장은 “군청에서 복지관 가까이 있는 산을 깎아 2500여평의 부지를 마련해 조만간 그곳에 노인복지 관련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버스무임승차제도도 일찌감치 실시하고 있는데.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임승차권을 지급하고 한 달에 한 번 충전한다. 매일 버스를 타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다. 충북에선 드문 복지라 인근 군에서 불만이 많다고 들었다. 여기 노인은 버스를 타고 타군에 갈 경우 버스비를 내지 않지만 타군의 노인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공익형 1962명, 사회서비스형 68명으로 총 2030명이 참여한다.”

-공무원 생활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농업직 공무원으로 식량 증산에 무진 애를 썼다. 특히 줄 간격을 맞춰 장방형으로 모를 심지 않은 논은 사정없이 발로 밟으라는 상부 지시를 따라야 해 농민들의 원망을 산 일이 지금도 그 당시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다만 그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식량 자급자족을 앞당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위안을 삼기도 한다.”

-노인회 봉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무래도 노인복지관 설치·운영이다. 당시엔 그런 시설이 없었다. 제가 2002년 지회 사무국장으로 들어온 이듬해에 노인복지관이 생겼고, 초창기엔 지회장이 관장 겸직을 하면서 관리·운영 일체를 책임졌다. 지금까지 관장이 다섯 번 바뀌었다. 지회가 영동군 노인복지의 산역사인 셈이다.”

-대한노인회 중앙회에 건의할 사항은.

“김호일 중앙회장께서 공약으로 내세운 대한노인회 법정단체화가 하루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민병수 영동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복지관 서예반에 97세 어르신이 매일 나와 글씨를 쓸 정도로 복지관은 영동군 노인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복지관 운영을 못할 때 어르신들이 사무실을 찾아와 ‘복지관이 이렇게 좋은 곳인 줄 새삼 알았다’, ‘전에는 (복지관이 없었을 때)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간청하는 걸 보고 보람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홀몸 어르신들이 외로운데다 경제적으로도 어렵다”며 “국가가 나서서 이분들을 좀 더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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