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노년생활 - 사랑을 따르자니 자식이 울고…
활기찬 노년생활 - 사랑을 따르자니 자식이 울고…
  • 관리자
  • 승인 2006.08.29 20: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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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여건 + 자식 이해 있으면 재혼하고파

재혼 37%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성교제 관심

 

살던 집을 주거나 통장에 목돈 만들어 줘야

 

서모(68)할아버지는 이십여일 째 아들, 며느리의 눈치만 보고 있다. ‘철딱서니 없는 노인네’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여사와 함께만 살 수 있다면 아들, 며느리에게 얼마큼의 체면은 구겨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내를 사별한 지 오 년째인 서할아버지는 노년에 다시 찾아온 핑크빛 감정을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또 한다.    

 

그러나 문제는 돈. 넌지시 “노년에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자”고 재혼 의사를 비쳤을 때 김여사는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러나 김여사의 동생이 찾아와 하는 말은 너무도 현실적이었다.

 

“지금은 영감님이 정정하셔서 괜찮다 쳐요. 하지만 노인 건강은 하루 상관에 달라질 수 있다는데 솔직히 영감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우리 언니는 어떻게 되지요? 그걸 생각해 보셨어요? 영감님이 안 계시면 그 날로 영감님 집안과 우리 언니는 결별이에요.”

 

신혼살림 차릴 집을 언니 명의로 해주거나, 그게 힘들면 최소한 3,000만원은 통장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서로 좋아 사는데 무슨 돈?’ 하지만, 사랑도 돈 없이는 안 되는 세상이었다. 젊은 시절에도 직업, 학벌, 경제적 능력들이 남자들의 결혼 조건에 중요한 항목이었듯이 늙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노년엔 더욱 더 경제력이 있어야 재혼이 가능했다.

 

6~7세 이상 연하의 할머니가 수발을 드는데다 평균 수명이 남자보다 여자가 높아, 홀로 남겨지는 노후 부담에 대한 대비는 해 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목돈을 마련해 주어야 연금보험으로 치고 재혼을 하겠다는 것이다.

 

서할아버지는 처음엔 돈 얘기에 기가 죽었다. 그만한 돈이 은행에 있지 않아, 차마 아들에게 그 얘기를 꺼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아들 장가보낼 때 자신도 아들에게 집을 마련 해주었고 결혼식에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대주지 않았던가. 이제 아들이 거꾸로 아버지에게 재혼 비용을 마련해 준다고 해서 안 될 것은 없지 않겠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자식을 따르자니 사랑이 울고 사랑을 따르자니 자식들이 반대

 

엄모(63)할머니는 요즘 자식들과 연인 둘 사이에서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남편 사별 후 10여년을 홀로 살아왔던 엄할머니는 얼마 전 경로당 친구의 소개로 여덟살 연상의 이할아버지를 만났다. 공직에 있다가 은퇴를 했다는 이할아버지 역시 사별 후 혼자 살고 있어서 서로의 외로움이 통했다.

 

함께 만나서 식사도 하고 공원에서 얘기도 나누고 야산에도 오르며 서로 손도 잡게 됐고 한 달 전쯤엔 젊은이들처럼 러브호텔에도 들어가 사랑도 나누는 사이가 됐다.

 

자연스럽게 “함께 살자”는 얘기가 나왔고 조심스럽게 양쪽의 자식들에게 털어 놓았다. 그런데 양쪽 집안의 자식들 모두가 반대를 하고 나섰다.

 

이할아버지 쪽의 자식들은 그 할머니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 몇 년도 못 살고 늘그막에 몇 푼 안되는 아버지의 재산을 다 빼돌릴 것이라는 의심이 컸다.

 

더군다나 성분도 잘 모르는 여자를 아버지와 함께 산다는 이유로 이제 와서 어머니라고 부를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동거라면 몰라도 정식 결혼을 하고 혼인신고까지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엄할머니 쪽의 자식들은 어머니가 정 재혼을 하시겠다면 말릴 수는 없으나, 지금까지 일부종사하며 잘 살아 왔는데 이제 와서 굳이 다른 남자를 따라가며 노후도 보장되지 않는다면 실익이 없다는 것이 반대 이유. 한 마디로 동거는 말도 안 된다는 소리였다. 일정 재산을 어머니 앞으로 해주고 혼인신고를 해서 법적인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사랑을 따르자니 자식들이 반대를 하고 자식들을 따르자니 사랑이 울고 엄할머니는 요즘처럼 쓸쓸한 때가 또 없다고 하소연한다.

 

빚 있다 속여 돈 뜯어내고 잠적 

 

권모(69)할아버지는 작년에 겪은 일로 우울증이 생겨 요 몇달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머리를 자르러 동네 미장원에 갔다가 역시 파머를 하고 있는 열살 연하의 한 할머니를 만났다.

 

처음 보는데도 붙임성이 있고 활달해 머리를 자르는 30여분 동안 두 노인은 지기처럼 친해졌다. 할머니는 이 동네 출신은 아니고 친척이 이 동네 살아 놀러 왔다가 머리를 하러 왔다고 했다. 

 

미장원에서 나와 근 하루 종일을 할머니와 함께 보내고 헤어져 돌아오며 권할아버지는 다음 날에도 만날 것을 약속했다. 할머니는 권할아버지를 ‘하니!’라고 부르며 입술에 키스까지 하고 헤어졌다.

 

한 달여 기간을 거의 매일 만나며 스킨십까지 하게 된 권할아버지는 그녀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살자”고 하니 할머니는 “아들 때문에 진 빚이 있어서 빚을 갚을 때까지는 안 된다”고 했다.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2,000만원 된다”고 했다.

 

며칠 궁리를 하다가 권할아버지는 “내가 갚아 주마”했고 돈이 건네지자 할머니는 권할아버지의 집으로 옮겨와 신방을 차렸다.

 

살가운 생활이 시작되었다. 권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아내와는 나눠보지 못한 진한 운우지정을 나눴다. 그러나 행복한 것도 잠시, 한달여 시간이 흐르자 할머니는 훌쩍거렸다. 이유를 물으니 실은 아들 때문에 진 빚이 1,000만원이 더 있다고 했다.

 

빚쟁이가 그 돈을 갚으라고 성화를 부리는데 아들은 다음 달에나 그 돈의 일부를 갚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딱한 사정을 들은 권할아버지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잡아 할머니에게 1,000만원을 더 해 줬다. 한달  후에 아들에게 돈이 생기면 갚으라며.

 

그런데 다음날로 할머니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간 사용하던 물품들도 깨끗하게 사라졌다.

 

당황한 권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찾아 처음 만났던 미장원 등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할머니의 소식을 아는 곳은 없었다. 뜨내기로 잠시 이 마을에 들어왔다 도주를 한 상태라 알려진 소식들도 확인이 안 됐다. 불과 두세 달 사이에 3,000만원을 뜯긴 권할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식음을 전폐하고 시름에 잠겨 지내다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제적 여건+자식들의 이해’있으면 재혼하고파

 

최근 들어 노인들의 재혼이나 이성교제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데 반해 이성교제를 위한 사회적 혹은 자녀가족간의 이해나 경제적 문제 등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노인의 전화’가 홀로 사는 60세 이상 노인을 개별 면접한 결과 97%가 이성교제를 원했다. 이성 교제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대화의 상대자가 필요할 때(70%)’ ‘몸이 아플 때(20%) ‘배우자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볼 때(10%)’ 등으로 대답했다. 이성교제를 원하는 이유로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52%)’ ‘좋은 대화 상대자를 찾기 위해(24%)’ ‘재혼 상대자를 찾기 위해’ 또는 ‘여가를 즐기기 위해’ 등의 순이었다.

 

노인 10명 중 6명은 이성교제의 차원을 넘어 재혼까지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성교제에 대해 자녀와 상의를 해 보았는지를 물은 항목에 대해서는 ‘상의한다(57%)’ ‘상의하지 않는다(43%)’로 나왔다.

 

이성교제 대상자의 조건으로는 ‘성격과 인품(83%)’ ‘경제력(13%)’ ‘외모(4%)’의 순이었다. 그런데 여자의 경우 60대는 경제력에 많이 치우친 대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혼에 대한 시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37%)’ ‘경제적 여건만 허락하면 해도 된다(30%)’ ‘당연한 권리이다(17.4%)’에 이어 ‘자녀가족이 찬성하면 해도 된다’는 순으로 나타났다.

 

재혼을 할 수 있는 전제조건중 제일 중요한 요인이 ‘경제적인 여건이 있고 자녀가족이 하락하면’인 셈.

 

한국노인복지회 임춘식회장은 “노인이 이성교제나 재혼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제약점이 존재를 한다”고 말했다.

 

임회장은 “오늘날 노년기가 길어지는 생활주기의 변화는 막내 자녀가 부모 곁을 떠난 후에도 자녀들과 같이 살던 전체 기간의 절반 이상만큼 더 긴 기간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만큼 부부가 같이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 것.

 

따라서 배우자 상실은 예상된 사회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견디기 어려운 것이고 통제할 수 없는 외로움과 우울함으로 장식되며 특히 노년기의 심각한 스트레스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

 

다행히 경제적인 성장으로 상당수의 노인들이 외로움과 고독감을 극복하고자 이성교제나 재혼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사회사업 접근을 통한 해결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고 한다.   

 

장옥경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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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5 12:55:08
어렸을때는 어떤연애를 생각했을까....
연하,,동갑,,연상 수많은 남자들....
난 어떤연애를 하고싶은걸까...
고민되고 힘들어요....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연애는 해보았고 전부 실패...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오빠품에 안긴 여자들이
욕심이 날정도로 부럽고, 그러네요^^;
연락해주세요!~ o6o9_001_866 제아이디 폰입니다^^
제이름은 윤희정이고요
살아온날은 25년
땅밑부터 머리까지는 165 센티
몸무게는 50 ^^;;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오빠같은분
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