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면 행복해져요 17] 과거와 미래보다는 현재에 맞게 정리를 해야
[정리하면 행복해져요 17] 과거와 미래보다는 현재에 맞게 정리를 해야
  • 정경자 한국정리수납협회 회장
  • 승인 2022.11.14 11:05
  • 호수 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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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길어진 시기에 현명하게 살려면 나 자신을 위해 정리를 잘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물건을 정리하는 것, 예쁘게 꾸며서 진열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정리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정리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잘 정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같은 일을 해도 성취율이 높다. 오늘 할 일은 오늘 정리를 하고 귀찮아서 미루고 싶은 일도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바로 실행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깜빡하거나 해야 할 일을 놓치는 경우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정리는 나의 생각을 바꿔 행동으로 옮기게 하고 이 행동이 습관이 되면 정리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줄어들 것이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정리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규칙이 필요하다. 

정리하면 내 생활이 가벼워져

첫 번째 규칙은 내 생활을 가볍게 하기 위한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정리는 물류창고의 수많은 상자를 쌓고 저장하는 식의 정리가 아니다. 버릴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버리고 필요한 물건들만을 가지고 내 생활을 보다 가볍게 만들기 위한 정리를 해야 한다.

사용하지도 않는 접시를 잔뜩 쌓아 놓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중 하나를 꺼내기 위해 위에 쌓여 있던 접시를 내리고 다시 올려놓고 하는 행동을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 일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의 노동이 될 수 있다. 필요한 만큼의 접시만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내 몸을 좀 덜 고달프게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 규칙은 과거와 미래보다는 현재에 맞는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아끼던 물건도 중요하고 미래에 쓸지 모르는 물건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생활이다. ‘쓰는 것’과 ‘쓸 수 있는 것’을 가리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물건들이 ‘쓸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쓰는 것’은 아님을 기억하기 바란다. 따라서 현재 나 자신의 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한 정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규칙은 사람이 먼저가 되는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싸고 좋은 물건이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라면 아낌없이 비우는 게 낫다. 홈쇼핑 방송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구매한 발 마사지 기계가 별로 시원하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면 비싸게 산 것이라도 버리는 것이 낫다. 

사람은 죽고 나면 살아 있을 때 입었던 옷 대신 ‘수의’가 입혀진다. 부유한 사람이었다면 비단으로 된 좋은 수의를 입을 것이고, 가난한 사람이었다면 그렇지 못한 천으로 만든 수의를 입을 것이다. 하지만 부자의 것이나 가난한 사람의 것이나 수의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주머니가 없다는 것이다. 주머니가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넣어갈 수가 없다. 불교에서는 인생을 말할 때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공수래공수거’라고 한다. 

사람이 세상에 나올 때 들고 온 것 없이 빈손으로 태어나는 것처럼 죽어서 갈 때도 일생 동안 내 것인 줄 알고 애써 모아 놓았던 모든 것을 그대로 버려두고 빈손으로 간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주머니 없는 수의를 입고 작은 땅에 눕게 되는 빈손으로 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 결국 정리 전쟁을 치르지 않으려면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정리하는 습관을 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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