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큰 환절기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큰 영향
일교차 큰 환절기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큰 영향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1.14 14:41
  • 호수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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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질환’의 종류와 증상
갑상선호르몬이 조금만 부족하거나 과해도 신진대사에 이상이 나타나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길 수 있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갑상선호르몬이 조금만 부족하거나 과해도 신진대사에 이상이 나타나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길 수 있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갑상선호르몬 부족하거나 과해 발생… 무기력해지거나 손발 떨림 현상

잘 먹어도 체중 줄면 ‘기능항진증’… 몸 붓고 추위 많이 타면 ‘기능저하증’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에는 갑상선 질환 등 내분기계 질환에 대한 위험이 커진다. 특히 갑상선은 온도 차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평소와 다른 무기력감과 피로감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처음에는 그저 컨디션 난조로 여기기 쉽지만 충분한 휴식과 수면 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갑상선 이상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의 기능

갑상선은 방패 모양의 샘이라는 뜻으로,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호르몬 분비기관이다. 밤 한 톨과 비슷한 작은 크기이지만 우리 몸의 내분비기관에서는 가장 크고 중대한 역할을 한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체온 유지, 신진대사 균형 등 신체 주요 기관들이 적절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지질 대사, 비타민 대사 등 우리 몸의 전반적인 에너지 대사를 관장한다. 즉, 이 호르몬이 조금만 부족하거나 과해도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갑상선 질환은 보통 면역체계 이상에 의한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생한다. 쉽게 말해, 면역세포가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대신 갑상선을 공격해 생기는 것이다. 

윤여규 강남베드로병원 갑상선센터 원장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예후가 좋지만 신체적 피로감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갑상선 호르몬 과잉 생산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주요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으로, 주로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갑상선을 지속적으로 공격해 호르몬 과잉에 이르게 한다. 

갑상선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져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 빠르게 지치고 체중까지 빠지게 된다. 심지어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는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안구 돌출’ 증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또한 장 운동이 활발해 배변 횟수가 증가하며 때로는 설사를 하기도 한다.

더위를 참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땀을 많이 흘리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발 떨림, 다리 풀림, 극심한 피로감, 화를 못 참는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질 수 있다. 

이에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진단에는 갑상선 기능검사, 자가면역항체 검사, 방사선 동위원소 촬영, 초음파 검사 등이 있다. 

검사를 통해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진단되면 질환의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지만 우선 약물로 치료를 먼저 한다. 항갑상선제를 매일 복용하면 1~2개월 후에는 증상이 호전되고 평상시의 운동능력과 체중이 회복된다. 

그러나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심할 경우, 각막 장애나 시신경 장애가 유발될 수 있고, 부정맥이나 심부전 등으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워지기도 한다.  

만약 부작용이 발생해 약제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약제의 효능이 떨어졌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방사성 요오드 약제를 복용하는 치료법으로, 요오드 약제가 세포를 파괴해 호르몬을 더이상 생성·분비하지 않는 방식이다.

갑상선 절제술은 말 그대로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로 △갑상선 기능을 되돌릴 수 없는 경우 △갑상선이 굉장히 커진 경우 △빠르게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차단해야 하는 경우 등에 시행한다.

갑상선 절제술은 이전까지 목 중앙 피부를 5~6cm 정도 절개하는 절개술을 많이 시행했지만 목에 수술 흉터를 남기는 미용상의 문제와 수술 후 피부 당김, 감각 저하 등 불편 증상을 남기는 아쉬움이 있다.

이에 최근에는 절개술이 아닌 복강경 장비를 이용해 잘 보이지 않는 부위에 구멍을 낸 후 수술을 진행하는 ‘갑상선 내시경 수술’이 선호를 받고 있다. 이는 상처가 피부 주름선 혹은 입  속에 생기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아 미용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쉽게 진단되는 갑상선 질환으로서,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게 만들어져 우리 몸의 충분한 에너지와 대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겨울에 보일러가 고장 나 집안에 제대로 온기를 공급해 주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다 보니 항상 추위를 느끼고 피로하며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식욕도 떨어져 먹는 것이 없지만 이상하게 살이 찌고 몸이 자꾸 부으며,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안 되고 변비가 생긴다. 

더불어 피부는 푸석푸석해지고 얼굴이 부어 화장이 잘 받지 않으며,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성욕이 감소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유 없이 만성적인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도 갑상선호르몬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이므로, 반드시 갑상선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주요 원인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 만성적인 갑상선의 염증으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 생산기능을 잃어가는 질환이다.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없으나, 하루 1회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약 2개월 간격으로 호르몬 검사를 시행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면 특별한 부작용 및 합병증 없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보통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하면 약 30% 이하의 환자들이 약물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그 외에는 적정 시기에 약물을 중단할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 없이 약물을 복용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진과 상의 후 적절한 약물 복용 중단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윤여규 원장은 “갑상선 질환을 적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부정맥, 심부전 등 심혈관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목 주위에 혹과 같은 멍울이 생기고, 안구가 튀어나오는 등의 심각한 외형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정기적인 검진과 고른 영양섭취로 갑상선 건강을 미리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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