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손목 사용이 ‘손목터널증후군’ 부른다
과도한 손목 사용이 ‘손목터널증후군’ 부른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1.14 15:05
  • 호수 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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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과 치료
손목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손목터널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 또는 인대가 붓게 되면서 정중신경이 압박돼 통증·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목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손목터널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 또는 인대가 붓게 되면서 정중신경이 압박돼 통증·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목이나 손가락 통증·저림 나타나… 주부‧직장인에게서 많이 발병

방치땐 마비 진행돼 회복 어려워… 심하면 횡수근 인대 절개해 수술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인간은 모든 일상생활을 손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사용할 때는 물론 직장에서 컴퓨터나 기계를 다루는 작업을 할 때도, 집에서 식사나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느 하나 손이 닿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손목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손목터널(수근관)에 염증이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발병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내에서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6만6094명이다. 특히 여성이 남성에 비해 3배 정도 많고, 40~60대에서 주로 발생했다.

김재민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최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직장인과, 자녀 양육과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서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조직이 손상돼 만성화되거나 근육 위축이 진행될 경우 운동 기능 장애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치료와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원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 저림과 손목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주요 원인은 손목의 반복된 사용이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손목터널(수근관)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 또는 인대가 붓게 되는데, 이것들이 정중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정중신경은 엄지손가락과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의 감각 절반과 엄지손가락의 운동 기능 일부를 담당하며 손의 감각이나 엄지를 이용해 물건을 집는 근육의 기능에 관여한다. 

이외에 손목터널증후군은 감염이나 손목의 골절로 인한 변형, 관절 탈구, 종양 등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아울러 직업적으로 컴퓨터 키보드를 많이 사용하거나 포장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 잘못된 습관 등 반복적으로 손목을 구부리고 펴는 사람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또한 비만,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많이 생긴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증상

주요 증상은 손바닥·손가락·손목 통증, 저림, 감각 이상 등이다. 특히 증상이 심할 경우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엄지 근육이 위축돼 납작하게 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이 굳고 경련이 일어나거나 팔을 올렸을 때 팔목까지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등도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린 증상도 흔히 관찰된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운전, 단추 끼우기, 젓가락질, 병따개 돌리기, 물건 들기, 빨래 짜기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하게 되는 정교한 손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도 일시적인 혈액순환 장애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오랜 기간 지속돼 근육이 마르게 될 정도로 마비가 진행되면 수술 후에도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이 있다고 느꼈을 때는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신경타진 검사, 수근굴곡검사, 정중신경 압박검사를 진행한다. 좀 더 정확한 손상 부위를 알아보기 위해 방사선 검사나 근전도, 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해 확진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치료

손목터널증후군은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근육의 수축이 없는 경우에는 손목과 손사용을 자제하고, 손목 아래에 쿠션을 받치는 식으로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등 보존적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또한 소염제 복용이나 수근관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재발할 확률이 높다. 이같은 치료에도 계속 아프거나 증상이 심하고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이 계속 무감각하고 무지구(엄지손가락 근육 부위)의 근육위축이 있는 경우는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은 부분 마취한 상태에서 손목 부위 피부를 2cm 이내로 짼 후 횡수근 인대(가로 손목 인대)를 절개하고 정중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공간을 확보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보통 수술 후 3일 이내 퇴원할 수 있으며, 2주 정도만 조심하면 그 이후에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예방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이 지나치게 구부러지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를 사용해야 될 경우에는 손목 받침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손과 손목을 사용할 때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스트레칭을 자주해 손목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다. 최대한 손의 사용을 줄이고 따뜻한 물에 20~30분가량 찜질을 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이 낮은 자세로 작업하는 데서 대부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컴퓨터 작업을 할 때도 손목과 손가락을 피아노를 치듯 평형을 유지한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다”며 “손이나 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날 때는 전문의를 찾아 상담이나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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