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손주 사랑 손주 자랑’ 공모전 수상자] “손주들은 내 삶의 활력소이자 원동력”… 사랑과 자랑이 넘쳤다
[백세시대 ‘손주 사랑 손주 자랑’ 공모전 수상자] “손주들은 내 삶의 활력소이자 원동력”… 사랑과 자랑이 넘쳤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11.14 15:28
  • 호수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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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백세시대가 8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진행한 ‘손주 사랑, 손주자랑’ 콘텐츠 공모전에는 수기‧사진 등 100여편이 응모했다. 저마다 작품에는 손주들과의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가 담겨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 였다. 참가자들 대부분이 “손주를 향한 사랑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절반도 담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 것과 달리 애정이 듬뿍 묻어나 있었다. 수기부문과 사진부문에서 1‧2‧3등(본지 842호 발표)을 차지한 수상자들의 소감과 수상작품과 관련된 추억담을 소개한다. 


8~9월 수기‧사진 100여편 응모… 행복한 순간 포착, 감동적 사연 많아 

박세구 지회장 등 12명 수상 영예… 상금은 대부분 손주들 위해 사용 

“손자, 손녀들과 너무나도 행복했던 기억이 담긴 사진으로 상까지 수상하니 기쁨이 두배네요.”

박세구 서울 금천구지회장은 지난 2010년 겨울 함박눈이 내린 어느 날 외손주들을 데리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수북하게 쌓인 눈으로 작은 눈사람을 만든 박 지회장은 즐거운 한 때를 카메라에 담았다. 평범한 하루 속 찰나였지만 보는 사람 모두에게 행복한 순간을 간접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사진이었다. 손주들과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추억을 포착한 이 사진은 사진부문 2등의 영예를 차지했다. “상금은 손주들에게 용돈으로 나눠줬다”고 운을 띄운 박세구 지회장은 “이제는 사진 속 손주들이 대학생, 고등학생이 됐지만 여전히 주말마다 찾아와 함께 식사를 한다. 요새 청소년‧성인이 된 손주와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먼저 다가가면 마음의 문을 열게 돼 있다”고 노하우도 전했다.

사진부문 1등은 염광국 경기 성남시분당구지회 경로부장이 차지했다. 염광국 부장은 결혼한 딸이 같은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거의 매일 손자와 함께 생활했다. 주말에도 같이 여행을 다닐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가족 중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서 모두 격리되는 일이 벌어졌다. 매일 같이 코로나 검사를 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그때 손자의 재롱으로 버틸 수 있었다. 수상작은 손자가 코로나 검사를 해주겠다며 염 부장의 코를 찌르는 순간을 포착한 것으로 천진난만한 손자와 괴로우면서도 행복이 묻어나는 염 부장의 표정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염 부장은 “상금 일부는 손자에게 모델료를 지불했다”면서 “아직 어려서 기억을 못하지만 손자가 나중에 더 크면 상장과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기쁨을 함께 추억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부문 또다른 2등은 피로해 눈이 감기는 바깥사돈의 눈꺼풀을 잡아당기는 잔망스러운 외손녀를 포착한 조창만 어르신(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지회)에게 돌아갔다. 바깥사돈과 함께 밭을 일구며 가깝게 지내는 조 어르신은 평소 사진기를 챙겨다니며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꾸준히 담아왔다. 조 어르신은 “사진을 찍을 당시는 코로나 팬데믹 전으로 밭일을 마치고 잠시 쉴 때였다”면서 “맞벌이하는 딸 내외를 대신해 손녀를 돌보느라 고생하기도 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보물”이라고 말했다.  

‘할매 똥강아지’란 제목으로 수기부문 1등을 차지한 손정숙 어르신은 딸만 양육하다 처음으로 손자를 키우게 되면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정감있게 표현했다. 난생 처음 어린 남자아이를 목욕시키면서 벌어지게 된 순간부터 손자가 성장하면서 겪은 여러 사연을 섬세하고도 서정적으로 묘사하면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역시 상금 일부를 용돈으로 지급했다는 손 어르신은 “손자가 ‘할머니 짱’이라면서 가장 기뻐해줬다”면서 “‘써니’(손자 애칭)가 가훈처럼 ‘예쁘게 착하게 바르게’ 그리고 건강하게 성장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기부문 2등을 차지한 복진희 어르신의 사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손녀가 아직 아이였을 때 복 어르신의 사위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큰 사건이 일어났다. 딸이 남편 대신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고 육아는 복 어르신이 도맡았다. “늦둥이 막내딸 키우는 기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런 헌신은 어린 손녀에게 깊이 새겨졌고 성인이 된 그녀는 복 어르신에게 결혼식 주례를 부탁했다. 이러한 감동적인 사연을 녹여내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복 어르신은 “힘든 시기를 일탈 없이 성장해주고, 가장 먼저 축하해준 손녀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수기부문 또다른 2등은 손자 탄생의 순간을 회상하며 당부의 글을 전한 장병선 어르신(전북 전주시지회)의 작품이 차지했다. 아들 내외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손자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중학생이 된 현재까지 성장 과정을 쭉 지켜본 장 어르신은 손자가 잠언으로 삼고 따를 각종 당부를 글로 풀어냈다. 

장 어르신은 “손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것을 업으로 삼아 이 사회의 일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적었다”면서 “상금으로 함께 식사를 했는데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쑥스러운지 말없이 웃기만했다. 지금처럼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며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교통사고 후유증을 극복하고 각고의 노력 끝에 공무원이 된 손녀를 자랑한 박길래 어르신(수기부문 3등), 외손주와 미국 여행을 추억한 정신종 어르신(수기부문 3등), 아직 초등학교에도 가지 않은 어린 나이지만 등산에 눈을 뜬 손자와 둘레길에서 한 컷을 찍은 송현주 전북 김제시지회 경로부장(사진부문 3등), 명절에 차례를 지낸 후 한복을 입고 익살스런 표정을 짓는 손주들에 둘러쌓인 행복한 순간을 담은 김순규 어르신(사진부문 3등) 등의 사연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1등

김용명 경기 성남시분당구지회장(왼쪽)이 사진부문 1등을 거머쥔 염광국 경로부장에게 상장을 건넨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용명 경기 성남시분당구지회장(왼쪽)이 사진부문 1등을 거머쥔 염광국 경로부장에게 상장을 건넨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보 기 경북 포항시지회장(왼쪽)이 수기부문 1등을 차지한 손정숙 어르신에게 상장을 건넨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보 기 경북 포항시지회장(왼쪽)이 수기부문 1등을 차지한 손정숙 어르신에게 상장을 건넨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등

사진부문 2등을 차지한 박세구 서울 금천구지회장. 손주들과 눈사람을 만든 후 이를 기념한 사진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세화 경기 일산서구지회장(왼쪽)과 사진부문 2등의 영예를 안은 조창만 어르신.
최익열 충남 보령시지회장(왼쪽)과 수기부문 2등의 영예를 안은 복진희 어르신.
전영배 전주시지회장(오른쪽)과 수기부문 2등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장병선 어르신. 

3등

김구수 경남 창원시 마산지회장과(왼쪽)과 사진부문 3등에 오른 김순규 어르신.
이종선 전북 김제시지회장(왼쪽)과 사진부문 3등에 이름을 올린 송현주 경로부장.
윤해원 경기 남양주시지회장(오른쪽)과 사진부문 3등을 수상한 이재순 어르신.
권영주 충북 청주시상당서원구지회장(왼쪽)과 수기부문 3등을 수상한 박길래 어르신.
김양자 부산 수영구지회장(왼쪽 첫째)과 수기부문 3등에 오른 신인성 어르신(가운데). 맨 오른쪽은 김진형 수영구지회 사무국장.
문준식 제주 제주시지회장(왼쪽)과 수기부문 3등을 수상한 정신종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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