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 대한노인회 경북 예천군지회장 “분회장, 이사들 친목모임 통해 화합…지회 행사 지원도 받아”
이태현 대한노인회 경북 예천군지회장 “분회장, 이사들 친목모임 통해 화합…지회 행사 지원도 받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1.28 09:37
  • 호수 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어르신 미술·공예작품 군청서 전시하자 군민들 뜨거운 호응 

예천군수, 지회에 협조적… 새 건물 이전·지회 연회비 면제 등 요청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대한노인회 경북 예천군지회(지회장 이태현)가 긴 잠에서 깨어났다. 예천군지회는 지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예천군청 1층 갤러리에서 경로당 회원들의 작품전시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군청 직원들에게 편백베개를 전달했으며, 경로당에 부식을 제공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사업을 펼쳐 주목을 받고 있다. 

이태현(74) 예천군지회장은 “그동안 왜 이런 일들을 하지 않았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지회가 조용했다”며 “노인이 앉아만 있지 않고 지역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한다는 사실을 군민에게 알려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예천군민은 5만6000여명, 노인인구는 1만8000여명이다. 1975년 4월 15일 설립된 예천군지회에는 현재 12개 읍면 분회, 380여개 경로당, 회원 1만5000여명이 있다. 이태현 지회장은 예천군 4H구락부 연합회장, 한국쌀전업농 경북연합회 부회장, 용궁향교 총무‧장의 등을 지냈다. 예천군지회 분회장, 노인대학장을 거쳐 2022년 3월에 취임했다. 인터뷰가 있던 11월 21일, 예천군지회 사무실은 생동감이 넘쳤다.

-지회에 행사가 있었나 보다.

“분회장 친목단체인인 ‘장수회’ 모임이 오전에 있었다. 분회장들이 일년에 한두 차례 얼굴을 볼까 말까해 좀 더 가까워질 기회를 마련하고자 취임 후 결성한 것이다. 부회장님들도 포함해 제가 명예회장으로 있으면서, 한 달에 한 번 지회 사무실에서 모여 회의도 하고, 그 달의 해당 분회 면사무소를 방문해 면장님과 인사도 나누고 주요시설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한솔회’라고 이사님들과도 따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장수회, 한솔회 회원들이 선진지 견학 등 지회 행사에 후원도 해주고 있다. 최근에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경로당 어르신들이 만든 배냇저고리를 서울 신림동 위기영아보호상담지원센터(베이비박스)에 전달했을 때 차편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어르신들 작품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가장 큰 성과로 여기는 사업 중 하나이다. 다른 단체는 엑스포다, 뭐다해서 홍보를 많이 하지만 노인회는 지금까지 그런 전시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미술, 공예 등 수준급의 작품 170여점을 전시하자 군청을 방문한 이들이 노인들 기량에 다들 놀라워하는 표정이었다. 작품 아래 이름에서 자기 마을의 노인임을 확인하곤 (그 노인을)다시 쳐다보게 됐다고 하더라. 개막식에 참석한 김학동 예천군수께서도 선거에 도움을 준 어르신들께 감사의 인사도 드릴 겸 앞으로도 노인회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전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이태현 예천군지회장(오른쪽 세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이봉현 사무국장.
이태현 예천군지회장(오른쪽 세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이봉현 사무국장.

-예천군지회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셈이다.

“그것뿐이 아니다. 산림청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 속한 국립산림치유원(원장 김종연)으로부터 편백베개 1만개를 지원 받아 경로당에 배급했다. 관광지에서 편백베개 하나가 3만원 가량에 팔리는 걸로 안다. 평소에도 산림치유원 행사라면 다른 일 제쳐놓고 참석하면서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편백베개가 만성두통 등 건강에 좋다 해서 직접 찾아가 부탁을 드렸더니 처음엔 개수가 너무 많다고 난색을 표하더라. 거듭 요청한 끝에 어렵게 성사돼 지금 생각해도 고맙기 그지없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지회의 분회장 손녀가 중간에서 도움을 많이 주었다(웃음). 12월에 지회 임원들이 1박2일 일정으로 산림치유원 숲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군청 직원들에게도 베개를 전달했다.

“어느 날 1톤 트럭 5대에 베개 1만개를 싣고 지회에 가져왔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해 내려놓을 자리를 찾지 못해 당황했을 정도였다. 행복도우미들에게 경로당 한 곳당 5개씩 주라고 지시하고, 군수님과 군청 직원들에게도 전달했다.”  

-대규모의 지원이 어떻게 가능했나.

“뭔가를 하겠다는 의지와 열정만 있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신조를 갖고 살아왔다. 지회 직원들에게도 ‘여기가 평생직장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격려하곤 한다.” 

-경북도 경로당 밑반찬 지원사업의 시범을 보였다고.

“경로당에 쌀 배급은 되나 부식은 제공이 안 될뿐더러 운영비로 부식을 구입해도 안 되게 돼 있다. 전부터 어르신들이 그 고충을 토로하곤 했다. 그러던 중 경북도의 노인복지과에서 밑반찬 지원사업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저희에게 연락을 해왔다. 제가 적극적으로 호응을 하면서 시범적으로 지난 8월에 업체에서 반찬을 구입해 경로당에 배급했다. 어르신들 반응이 무척 좋아 지금은 도 전체로 확산돼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예산이 만만치 않을 텐데.

“11월, 12월 두 달간 1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승용차로 경로당마다 방문해 밑반찬을 전달하는 행복도우미를 6명 추가 채용하기도 했다.”

-예천군서 노인회 협조가 잘 되는가 보다.

“예천군수께서 노인회 부탁이라면 가능한 한 들어주려고 노력하신다. 선거공약으로 경로당에서 지회에 내는 연간 회비(12만원)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 부분도 군수께 협조를 부탁하자 타 시군에선 어떻게 하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 현황을 파악해 말씀 드렸고, 향후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이 지회장은 지회 홍보 차원에서 상·하반기 두 번, ‘예천노인신문’(8면)도 발간하고 있다. 그밖에 노인건강증진 차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도연합회 주최의 그라운드골프, 게이트볼 대회에 선수를 내보냈고, 내년부터는 지회장배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젊은 시절 가장 오래한 일은.

“우리나라에 농민단체가 없던 1950~60년에 미군정을 통해 4H클럽이 국내에 선보였다. 새마을운동과는 다른 민간주도형의 사회봉사단체인데 농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도 조직이 있었다. 예천군연합회장을 하면서 한글 가르치는 야학을 운영해 큰 호응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4H클럽이 존재하는지.

“물론이다. 농업기술센터 같이 유관기관에 사무실을 두고 조직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저도 원로회원이다.”

-중앙회에 건의할 사항은.

“이장보다 더 많은 시간과 힘을 들여 봉사하고 있는 경로당 회장들과 분회장들에게 30만원 이상의 수당을 지급해야 마땅하다. 이 점을 중앙회가 복지부와 협의해 해결해주기를 김호일 중앙회장께 건의한 적이 있다. 대한노인회 다른 현안도 많이 있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회장께서 열심히 하시는 점은 잘 알고 있으나 여기에 집중해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한다.” 

이태현 예천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회관이 지은 지 오래 돼 현재 사업을 수행하기에 너무 비좁아 새로운 지회 건물 확보가 시급하다”며 “예천경찰서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그리로 지회 사무실을 옮길 요량으로 군수께 협조를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