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지회 소속 신바람자원봉사단 “노란조끼 입는 순간 힘이 절로 나요”
전남 여수시지회 소속 신바람자원봉사단 “노란조끼 입는 순간 힘이 절로 나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1.28 14:41
  • 호수 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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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여수시지회 소속의 신바람자원봉사단원들이 아파트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 했다.
대한노인회 여수시지회 소속의 신바람자원봉사단원들이 아파트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 했다.

경로당 및 아파트단지·공원 주변 환경정화

평균 80세 이상이지만 그날 빠짐없이 참석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우리가 봉사를 하고나선 아파트 단지가 깨끗해졌다고 다들 좋아하세요.”

대한노인회 전남 여수시지회(지회장 김명남) 소속의 신바람자원봉사단원들에게 ‘봉사 후 달라진 점이 무어냐’고 묻자 이 같이 대답했다. 전남 여수시 소라면에 위치한 죽림 휴먼시아1단지경로당 회원들로 구성된 이 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경로당 주변을 비롯 아파트단지와 공원 등지에서 환경정화 봉사를 해오고 있다.

2011년에 신축한 이 단지에 총 830세대가 거주하며 노인인구는 279명이다. 아파트관리사무소 가까이에 있는 휴먼시아1단지경로당(회장 서덕래)은 어르신30여명이 외롭지 않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쉼터이다. 

이 봉사단은 2021년 봄, 여수시지회로부터 봉사단 결성 제안을 받고 경로당 남녀 회원 20명이 주축이 돼 창단됐다. 경로당 총무이기도 한 주경희 단장(71)은 “봉사하기에 적지 않은 나이지만 봉사가 있는 날을 잊지 않고 꼬박꼬박 나오셔서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움직여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봉사단이 활발하게 활동한 건 아니다. 대부분이 봉사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초보자(?)들이라 시작 단계에선 참여율도 저조했고 활동 열기도 지금처럼 뜨겁지 않았다고 한다.

주 단장은 “어르신들은 움직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남의 눈에 잘 띄는 노란색 조끼를 입고 양손에 집게와 비닐봉투를 들어야 하는 것 자체를 달가워하지 기색”이라며 “현장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스스로 봉사가 ‘행복’이란 사실을 느끼고, 그러고 나면 하지 말라고 해도 누구보다 일찍 나오신다”고 말했다.

주 단장은 40여년 ‘봉사의 달인’이다. 공무원 출신으로 첫아들을 낳고난 이후부터 현재까지 봉사의 끈을 놓지 않았다. 홀몸 어르신에게 처방약 전달서부터 복지관에서 노인을 상대로 한글을 가르치는 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다채로운 봉사를 해왔다. 

주 단장은 “어릴 적부터 친정어머니가 봉사하시는 모습을 보며 성장한 때문인지 남을 위해 무슨 일을 한다는 자체가 저에겐 일상적인 생활의 일부였다”며 “대통령 표창만 빼고(봉사 상을) 다 받았다”며 웃었다.

단원들도 주 단장 덕분에 새로운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봉사단에서 가장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조희심(84) 단원은 “평생을 나만의 안위와 행복만 바라보며 살아왔다”며 “봉사단 모집 때도 뒷짐 지고 구경만 하다가 주 단장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노란조끼 입는 순간 힘이 절로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의 주정웅(78) 부단장은 “아무데도 쓸모가 없는 게 노인이라는 일반인의 인식을 바꾸는데 우리가 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명남 여수시지회장은 “신바람자원봉사단은 여수시지회의 유일한 봉사단으로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이 80대 이상”이라며 “봉사 날에 빠짐없이 참석해 아파트단지와 공원을 깨끗이 청소하는 단원들의 모습이 젊은 사람들에겐 귀감이 될 것이며, 노인회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크게 도움 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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