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48] 덕이 높고 뛰어난 사람과 보통사람의 차이
[채근담 다시 읽기 48] 덕이 높고 뛰어난 사람과 보통사람의 차이
  • 백세시대
  • 승인 2022.12.05 10:20
  • 호수 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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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이 높고 뛰어난 사람과 보통사람의 차이

거문고‧책‧시‧그림에 대해, 덕이 높은 사람은 그것으로 성품을 기르지만, 범부는 한갓 그 소리와 모양을 감상할 뿐이다. 산‧내‧구름‧사물에 대해, 고상한 사람은 그것으로 학식에 보탬이 되게 하지만, 보통 사람은 한갓 그 광채와 화려함만 즐길 뿐이다. 

모든 사물은 그 자체로서 일정한 품격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의 식견에 따라서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어 이치를 연구할 때에는 그 참뜻을 깨닫는 것을 첫째로 삼아야 한다.

琴書詩畵, 達士以之養性靈, 而庸夫徒賞其跡像, 

금서시화  달사이지양성령  이용부도상기적상

山川雲物, 高人以之助學識, 而俗子徒玩其光華, 

산천운물  고인이지조학식  이속자도완기광화

可見事物無定品, 隨人識見, 以爲高下,

가견사물무정품  수인식견  이위고하

故讀書窮理, 要以識趣爲先.

고독서궁리  요이식취위선

◆만해 강의

우아한 거문고, 좋은 책, 새로 지은 시, 훌륭한 그림 등은 청아하고 한적한 멋이 있다. 도량이 넓고 활달한 선비는 이런 취미를 통해 그 타고난 좋은 성질을 잘 기르지만 어리석은 범부는 한갓 그 소리와 모양만을 감상할 뿐이다. 

또 산의 조용함, 냇물의 속살거림, 구름의 흐름, 사물의 변천 등은 기묘한 변화와 오묘한 이치의 기틀을 나타내는 것이다. 재주와 생각이 고상한 사람은 그 이치의 기틀을 보아 학문과 지식을 닦지만, 비열하고 속된 사람은 한갓 그 광채와 화려함만을 구경할 뿐이다. 

그렇다면, 사물 자체가 일정한 품격(品格)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식견에 따라 그 높고 낮은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글을 읽고 이치를 궁리할 때에는 그 참뜻을 아는 것으로 최선의 공부를 삼아야 한다.

◆한줄 생각

 고상한 취미를 갖고 자연을 감상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 다만 어떤 사람은 그것으로 자신의 덕과 지식을 쌓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잠깐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데 그치고 만다. 뛰어남과 평범함은 그 차이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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