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산책] 어머니의 기도
[디카시 산책] 어머니의 기도
  •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 승인 2022.12.12 11:26
  • 호수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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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기도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해도

칼바람이 온 몸에 화살처럼 박혀도

동장군도

어머니의 간절함을 이길 순 없다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 남자를 죽음이나 고통 등 치명적 상황으로 몰고 가는 ‘팜므파탈’(악녀, 요부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 같은 여성은 위험해도 남편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며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헌신했던 맹자와 한석봉의 어머니가 보여준 모성은 위대하다. 이런 맹목적인 자식을 향한 헌신을 우리는 간단히 위대하다고 말하지만 과연 우리가 가진 언어 몇 조각으로 그걸 다 표현해낼 수 있을까. 

뼈를 에이는 듯한 강가에서 방생법회가 열리고 있다. 칼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드는데도 어머니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까지 무탈하기만을 빌고 빈다. 살아있는 생명을 놓아줌으로써 생명을 존중하는 의식과 함께 모성으로서의 헌신을 보여주는 저 단단한 등이 모든 자식들이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빽’이 아닐까 싶다. 이 간절함이 가장 순도 높은 사랑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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