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생존력 강한 식중독균 ‘노로바이러스’ 의 증상과 치료
겨울에도 생존력 강한 식중독균 ‘노로바이러스’ 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2.12 15:12
  • 호수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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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도 추위에도 감염성 유지돼… 익히지 않은 어패류 등 섭취 조심

이온음료나 수액 치료로 탈수 막아야…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에 신경을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식중독은 음식물을 섭취한 뒤 소화기 감염으로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급성 또는 만성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통칭한다. 흔히 식중독은 기온이 높고 습한 여름철에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철에도 유독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균이 있다. 바로 ‘노로바이러스’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중독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발생한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은 총 230건으로 이 가운데 145건이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발생해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환자 수도 전체 4817명 중 2524명(52%)이 이 기간에 집중됐다.

이처럼 대부분의 세균성 식품 매개 질환들이 따뜻하거나 더운 계절에 많이 발생하는 데 비해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해 봄이 오면 확연히 줄어든다. 

지정선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겨울철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많은 이유는 기온이 낮아 어패류나 해산물이 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익히지 않고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음식은 익혀서 먹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로바이러스의 증상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철에 급성 장염을 일으키는 크기가 매우 작고 구형인 바이러스로, 사람에서는 소장이나 대장에서만 증식한다. 

노로바이러스의 특징은 자연환경에서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영하 20℃에서도 살아남고, 60℃에서 30분 동안 가열해도 감염성이 유지된다. 또한 일반 수돗물의 염소 농도에서도 그 활성이 상실되지 않을 정도로 저항성이 강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12~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오심이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2~3일 동안 증상이 지속되다 빠르게 회복되는 특징이 있다. 

소아에게선 구토가 흔하고 성인에게선 설사가 주로 나타난다. 더불어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이기는 하나 질환을 일으키는 곳이 목과 같은 기관지가 아닌 위장이기 때문에 기침은 하지 않는다.

지정선 교수는 “발열은 감염된 환자의 절반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고, 물처럼 묽은 설사가 하루 4~8회 정도 나타난다”며 “다만,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장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의 감염으로 설사에 피가 섞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로바이러스의 치료 

노로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이나 구토물, 감염자가 접촉한 물건을 통해 전염되고,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몸으로 들어오면 감염을 일으킨다. 

특히 전염성이 높아 단 10개의 입자로도 쉽게 감염된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고, 회복 후 3일에서 길게는 2주까지 전염성이 유지된다.

노로바이러스는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되는 게 특징이다. 보통 수분을 공급해 탈수를 교정해주는 보전적 치료가 이뤄지는데, 스포츠음료나 이온 음료로 부족해진 수분을 채울 수 있다.

다만, 설탕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와 과일 주스는 피해야 한다. 경도에서 중증도의 탈수는 경구 수액 공급으로 탈수와 전해질 교정이 가능하나, 심한 탈수는 정맥주사를 통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구토나 설사가 심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과도한 구토로 경구 수액공급이 어려울 때에는 항구토제를 사용한 후 경구 수액공급을 다시 시도한다. 노인의 경우, 설사를 심하게 하면 심한 탈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약을 1~2일간 투여해야 한다. 

지정선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 후 대부분 저절로 회복돼 경과가 좋아지지만, 노인이나 소아, 영아는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로바이러스 예방법

노로바이러스는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최고의 예방법이다. 집안에 환자가 있다면 환자의 토사물이나 타액 등을 청소할 때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 하며, 알코올로 문고리 등을 소독하거나 항균비누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가 중요한데 손은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사이, 손등까지 골고루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씻어야 한다. 

음식은 85℃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 조리해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수돗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식재료나 조리한 음식은 겨울에도 냉장 보관해야 한다. 가열한 음식이라도 조리사의 피부에 있는 세균으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채소류 등 비가열 식품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섭취하는 게 좋다.

지 교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은 익혀 먹기, 물 끓여 먹기 등을 반드시 실천하고 생굴, 조개, 회 등 익히지 않은 어패류나 수산물을 먹을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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