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높은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비정상적 반응
치사율 높은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비정상적 반응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2.12 15:15
  • 호수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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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게티이미지뱅크
그림=게티이미지뱅크

바이러스·진균 등 감염이 원인… 저체온증과 함께 피부색 변하기도

혈액 공급 안돼 장기 부전 현상… 항생제 투여 늦을수록 사망률 증가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패혈증은 몸에 침입한 미생물을 물리치기 위한 우리 몸의 반응으로 인해 장기 전반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패혈증이 진행되면서 혈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를 ‘패혈증 쇼크’라고 부르는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고령자나 영아의 경우, 임산부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 위험할 수 있다.

이처럼 패혈증은 국내 9대 사망원인에 꼽힐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혈증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12.5명으로 전체 9위에 올랐다. 지난 2020년 처음으로 10대 사망원인에 포함된 이후 한 계단 더 상승한 수치다. 

김경훈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패혈증의 치사율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보고될 만큼 무서운 질환”이라며 “호흡곤란이나 의식 저하 등 징후가 나타날 경우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패혈증의 원인

패혈증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박테리아, 바이러스, 진균(곰팡이) 등 다양한 미생물의 침입이다. 폐렴, 요로감염, 복막염, 뇌수막염, 봉와직염, 심내막염 등 모든 신체에서 나타나는 중증 감염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패혈증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대장균, 폐렴균, 녹농균, 진균, 클렙시엘라 변형 녹농균 등 다양하다.

최근 인구의 고령화와 더불어 만성질환자의 수명이 연장되고,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가 늘어나면서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환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인공호흡기 사용이 늘면서 패혈증의 증가를 가속시키고 있다.

◇패혈증의 증상

패혈증이 나타나면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오히려 36도 이하로 저체온증이 올 수 있다. 평소보다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 박동수도 빨라진다. 더불어 피부색이 변하기도 하며, 혈압이 점차 떨어지면 소변량이 줄면서 쇼크 상태에 이른다. 패혈증 쇼크가 나타나면 점점 몽롱해지면서 의식을 잃게 된다. 

패혈증이 진행되면 우리 몸의 여러 장기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장기 기능에 문제가 생기며, 혈전들이 생기면서 장기나 조직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기도 한다.

이처럼 패혈증은 장기부전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이나 심장기능 저하, 호흡부전, 의식 혼탁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러한 합병증으로 인해 패혈증이 치료된 후에도 폐섬유화, 말기 신부전, 간부전 등의 후유증이 남기도 하며 치료 과정에서 뇌졸중, 심근경색, 폐색전증, 사지 혈류 저하로 인한 괴사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패혈증 치료

패혈증은 원인이 되는 감염 병소에 대한 치료가 기본이다. 이를 위해 항생제, 항진균제 등의 적절한 투여가 필요하다. 항생제 치료 기간은 균의 종류, 뇌막염의 동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완치되는 데 1~3주가 필요하며 내성균이 자라면 격리 치료를 할 수도 있다.

패혈증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를 통해 내원 6시간 이내에 혈압과 산소포화도 등 패혈증의 각종 지표를 정상화시켜야만 사망을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신상태의 변화(의식이 명료하지 않고 몽롱) △수축기 혈압 100mmHg 이하 △분당 호흡수 22회 이상의 가쁜 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신속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 발생 1~3시간 이내로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고 항생제를 투여할 경우 사망률이 10%로 감소된다. 초기에 항생제를 적절하게 투여하고 보전적으로 처치하기만 해도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뇌막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신경학적 후유증이, 화농성 관절염이 동반되면 관절이나 뼈에 성장 장애가 각각 생길 수 있다.

환자의 혈압이나 호흡이 불안정한 경우 집중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한다. 이때 신장이 손상된 경우에는 혈액 투석을,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부전이 오면 인공호흡기 치료를 각각 시행해야 한다. 

더불어 환자의 혈압과 순환 상태를 고려해 수액 요법이나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패혈증 치료는 보전적 치료를 통해 환자가 감염으로부터 벗어나고 부적절한 반응이 호전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것으로 좀 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김경훈 교수는 “패혈증 치료의 문제는 감염에 대한 인체의 비정상적인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쇼크가 발생하면 다발성 장기 기능 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며 “패혈증 쇼크가 발생하면 사망률은 더 올라가게 되는데 이때는 수액 치료를 하거나 혈관수축제나 승압제를 투여해 혈압을 적절히 유지시키고 다양한 장기 기능 부전에 대한 보전적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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