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의 70%가 ‘뇌경색’… 막힌 뇌혈관 빨리 뚫어야
뇌졸중의 70%가 ‘뇌경색’… 막힌 뇌혈관 빨리 뚫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2.19 15:11
  • 호수 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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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의 증상과 치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맥경화증, 부정맥 등이 원인… 안면마비·구음장애·구토 등 발생

증상 후 3시간 이내면 혈전용해술 실시… 영구적 손상 가능성 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뇌졸중은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거나 평생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특히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은 뇌출혈보다 치료에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뇌경색이야말로 초응급질환이라 할 수 있다. 

뇌혈관은 고혈압과 당뇨병, 흡연 등에 의해 혈관벽에 동맥경화가 발생하면 좁아지게 되는데, 이렇게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동맥경화반(동맥 내에서 이상이 생긴 부위)이 파열되면 혈관이 쉽게 막히고, 이 때문에 뇌조직의 혈류가 감소해 뇌경색이 발생한다.

그 외에도 심장부정맥, 심부전, 심근경색의 후유증 등으로 인해 심장에서 혈전(심장이나 혈관 내에서 혈액이 응고된 상태)이 생성되고, 이 혈전이 혈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이 발생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수도관에 오물이나 찌꺼기가 끼어 좁아졌다가 마침내 꽉 막히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에 뇌경색의 증상 및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뇌 속의 시한폭탄 ‘뇌경색’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환을 통칭한다. 뇌혈관이 막히면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면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부른다. 

뇌졸중이 치명적인 이유는 영구적인 손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뇌졸중 중에서도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환자가 훨씬 많았지만, 이제는 전체 뇌졸중 환자의 60~70%가 뇌경색 환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뇌출혈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9만9811명인데 비해 뇌경색 환자는 50만3241명으로 그 수가 5배 이상 많았다. 

뇌경색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증이다. 또한 부정맥, 심부전 및 심근경색의 후유증으로 심장에서 발생한 혈전이 이동하다 뇌혈관을 막아 발생하기도 한다. 

신희섭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고령화와 함께 고지혈증, 비만, 부정맥 환자가 증가하면서 뇌경색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경색의 증상과 진단

뇌경색이 발병하면 편측마비와 안면마비, 발음이 어눌해지는 구음장애 등이 흔히 발생한다. 특히 한쪽 대뇌에 생기면 편측마비와 언어 및 시야장애가, 소뇌나 뇌간에 생기면 어지럼증, 메스꺼움, 구토, 의식 장애, 전신마비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전조증상이 동반되는 빈도가 높지 않고 편측마비와 안면마비 등의 증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좋아지는 방식으로 나타나므로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검사는 뇌 컴퓨터단층촬영(뇌 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뇌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출혈성 뇌졸중과 감별하고 뇌졸중의 위치, 크기 및 폐색된 혈관의 위치를 파악해 확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심장의 병적인 증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경색의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심전도, 심초음파 등을 시행하고, 환자에 따라 24시간 심전도와 24시간 혈압측정을 하기도 한다. 

또한 뇌혈류를 측정하고 막혔던 혈관의 재개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두개내초음파(TCD)를 시행하고, 경우에 따라 경동맥초음파를 통해 경동맥의 동맥경화증을 진단한다.

◇뇌경색의 치료

뇌경색은 시시각각 죽어가는 뇌세포를 살리기 위해 1~2분을 다퉈야 하는 초응급질환이다. 만약 증상이 나타난 지 3시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폐색된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술’을 시행해야 한다. 

혈전용해술은 혈전을 녹이는 용해제를 정맥에 투여해 막힌 혈관을 뚫는 것이다. 하지만 출혈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용해제를 투여할 수 없다. 

나머지 환자들은 혈관 내 혈전 제거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최대 8시간(경우에 따라서는 24시간)까지 혈관 내 치료로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다. 혈관 내 치료란 사타구니를 약 2~3mm 정도 절개해 대퇴동맥에 도관을 넣어 혈관을 막은 혈전을 빼내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지만, 한 번에 혈관을 뚫어야 하므로 정확하고 숙련된 의료진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혈전을 제거하면 환자 상태는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 편마비가 풀려 정상적으로 걷게 되고, 어눌한 발음이 똑똑해지게 된다. 또한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던 눈동자가 생기를 되찾기도 한다.

하지만 뇌경색으로 인해 발생한 증상이 회복되는 데는 약 3~6개월에 걸쳐 느린 속도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초의 증상이 심한 경우 또는 뇌경색이 침범한 뇌 조직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 힘든 경우도 많다. 

신희섭 교수는 “혈관 내 치료는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며 “최근 연구결과에서도 혈관 내 치료의 치료 효과가 매우 뛰어나 급성 뇌경색의 치료에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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