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지극히 사적인 담론”
[백세시대 / 세상읽기] “지극히 사적인 담론”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2.26 11:20
  • 호수 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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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기자는 정치를 모른다. 관심이 없어서 그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당신은 보수인가, 진보인가”라는 질문도 최근에 받아보곤 “음, 그럼 이제부터 생각해볼까” 할 정도다. 국내 정치학자들이 서양의 정치학자 말을 인용하며 진보와 보수를 정의해놓은 글을 읽어보면 “학문이란 게…잘도 갖다 붙인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진보와 보수가 어떤 부류의 사람들인지 어렴풋이 알게 된 건 최근 수년 간에 일어난 갖가지 사건, 사고 덕분이다. 기자의 눈에 비친 진보의 특징은 잘 뭉친다는 점이다. 나름 상하위계 질서가 잘 잡혀 있어 하극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공격 목표가 정해지면 리더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행동하며 린치를 가한다. 거기엔 법이나 공정, 양심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수에겐 이런 면이 없는 것 같다. 점잖아서일까. 아니면 늙어서일까. 대표적인 예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사태 당시 보여준 진보 측 사람들의 집단돌출행동이다. 국정교과서를 선택한 학교의 교장에게 때를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걸어 협박하고 학교까지 찾아가 위협을 가했다. 당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는 외부세력의 무단침입과 전화 협박에 결국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진보는 자기들의 뜻을 관철 또는 위장하고자 조작과 은폐를 일삼는다. 나중에 실체가 드러나 법의 심판을 받을 게 뻔한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겁이 없다. 

대표적인 예가 서해 공무원 ‘월북몰이’,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사드전자파가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검사결과를 숨긴 것 등이다. 특히 감사원 조사에서 드러난 통계 왜곡은 심각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통계 조작을 통해 국정을 농단했다”고까지 말했다. 

감사원이 밝힌 문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은 세 갈래다. 문 정부는 2017년 출범 직후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내세워 최저임금을 크게 올렸다. 하지만 2018년 1분기 하위 20% 소득은 오히려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이런 내용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문 정부는 통계작성을 총괄한 황수경 통계청장을 내보내고 자기들과 코드가 맞는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그 자리에 앉혔다. 그 후 통계청은 표본가구 수를 확대하는 등 조사방식을 바꿔 소주성이 실패한 정책이 아니라는데 힘을 실어줬다. 황 통계청장은 물러나면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며 “그것이 국가 통계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얻는 올바른 길이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둘째는 고용 통계다. 통계청은 2019년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1년 전보다 87만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의 효과를 부정하는 결과였다. 그러자 강 청장은 “조사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와 비교하면 안된다”고 강변했다. 이 해명이 적절했는지 청와대의 개입이 없었는지를 감사원이 밝혀야 한다. 

셋째는 집값 통계이다. 문 정부 내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집값 상승률 통계와 부동산 시장에서 체감하는 집값 상승률의 괴리가 컸다. 실제로 아파트가격이 두세 배씩 폭등할 때 당시 국토부장관은 “집값이 안정된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진보의 특징 중 하나가 폭력성이다. 전교조와 민주노총은 수시로 대로를 점거해 국민에게 교통 불편을 끼치고 폭력까지 휘두르곤 한다. 자기들의 이익을 관철하는데 법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 것이다. 

기자의 눈에 비친 진보는 위에서 열거했듯 조폭의 그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보수는? 한마디로 뜨뜻미지근하다. 구심점이 없고, 돌파력도 없으며, 이기적이기까지 하다. 도널드 트럼프나 ‘태극기부대’ 같은 돌연변이(?)도 간혹 있다. 

진보와 보수, 양 날개로 날아야 나라가 잘 돌아간다고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건 양심과 신뢰를 잃지 않고, 법질서를 잘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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