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시] 새해에는
[백세시대 / 시] 새해에는
  • 송준용 시인 / 인천 부평구
  • 승인 2023.01.02 10:37
  • 호수 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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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송준용 시인 / 인천 부평구
송준용 시인 / 인천 부평구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

찬물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하루를 설계하는 마음으로

살 수만 있다면

 

교회에서

합창단의 노래가 끝나고

한 해를 돌아보는 기도를 할 때

처음 눈감는 경건한 마음으로

살 수만 있다면

 

친구의 전화를 받고

화장을 하고 나서

이 옷도 입어보고 저 옷도 입어보고

외출을 하려고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살 수만 있다면

 

남보다 앞서 가려하지 말고

남보다 뒤에 서며

양보를 하면서도 넉넉해지는

바다 같은 마음으로

살 수만 있다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큰 뜻을 세워

오체투지의 길을 가는 티베트의 성자처럼

살 수만 있다면

 

마음의 창을 열고

항시 닦으면서

세상이 비록 혼탁하여도

물들지 아니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살 수만 있다면

 

사람이여

사랑하는 사람이여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랑뿐이니

내가 가진 것 다 주고도

더 줄 것이 없는 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살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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