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런·몰키·터링·페탕크… 신 노인스포츠로 급부상
슐런·몰키·터링·페탕크… 신 노인스포츠로 급부상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1.02 11:20
  • 호수 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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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슐런을 비롯해 다양한 노인 친화 스포츠가 국내에 들어와 경로당을 중심으로 속속 전파되고 있다.
최근 슐런을 비롯해 다양한 노인 친화 스포츠가 국내에 들어와 경로당을 중심으로 속속 전파되고 있다.

슐런 전국 16개 시도 경로당·복지관서 활발… 내년 전국대회 개최

프랑스·핀란드 전통놀이 페탕크·몰키 등 쉬운 접근성 앞세워 확산 중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10월 광주에서 개최된 제9회 전국노인건강대축제에서 시범종목으로 ‘슐런’ 경기가 열렸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비롯 시도연합회장들과 지회장들이 직접 시연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11월에는 강원연합회(회장 이건실)가 ‘몰키’ 운동회를 열고 전남 여수시지회(지회장 김명남) 일부 경로당에서 ‘터링’ 시연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운동 효과와 재미를 갖춘 노인 친화 스포츠들이 속속 등장해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게이트볼의 독주를 가장 크게 위협하고 있는 신종 노인 스포츠는 단연 ‘슐런’이다. 2014년 10월에 네덜란드와 대한슐런협회(회장 장철운)가 MOU를 체결하면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 전국 16개 시도연합회의 경로당과 복지관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슐런은 폭 40cm, 길이 200cm의 슐런보드(슐박)에 1~4점까지 점수가 부여된 4개의 홈(관문)을 만들고, 이 관문에 지름 5cm의 납작한 나무 원반(퍽) 30개를 3차 시기에 걸쳐 밀어 넣어 점수를 계산하는 네덜란드 전통 스포츠이다. 1997년부터 2년마다 슐런월드컵이 개최되는 등 전 세계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또 슐런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데다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차별 없이 겨룰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특히 다른 스포츠와 달리 경로당을 비롯해 작은 실내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다.

경기 방법과 규칙도 간단하다. 각 경기에 사용하는 퍽은 30개를 기본으로 하는데 10개 단위로 조절할 수 있다. 처음부터 30개를 던지는 것이 벅차다면 10개 혹은 20개로 해도 상관없다. 퍽의 개수와 상관없이 1경기당 총 3차 시기를 기본으로 한다. 가령 10개로 경기를 하고 1차 시기에 10개 중 2개만 관문을 통과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2차 시기에서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8개를 수거해 다시 경기를 진행했다. 이때 3개만 통과했다면 마지막 3차 시기에서는 마지막으로 남은 5개로 경기를 진행하고 이때 최종 통과된 퍽으로 점수를 낸다. 서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다리가 불편하다면 의자 등에 앉아서 진행할 수 있다. 

복잡한 점수계산을 자동으로 해주는 전자슐런이 등장하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건강 유지에도 큰 도움을 준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데다가 유연성 향상과 어깨 근육 강화(근육 퇴화 예방), 그리고 조정력(마음대로 자기 몸을 가눌 수 있는 능력) 향상 등의 효과가 있어 경로당 실내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장철운 회장은 “내년 4월경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전국슐런노인대회를 개최해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즐기실 수 있도록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 여수의 한 경로당에서 터링을 즐기는 모습.
전남 여수의 한 경로당에서 터링을 즐기는 모습.

‘터링’은 우리 선조들이 좁은 골목길에서 즐겼던 전통놀이인 비석 치기를 비롯해 볼링과 컬링의 경기 방식을 결합한 스포츠다. 핸드스톤이라는 원형의 타격용 도구를 활용해 무빙스톤이라는 일종의 ‘퍽’을 타격해 타켓이 되는 목표물인 터링 핀을 맞춰서 득점 존에 무빙스톤을 위치하도록 해 승패를 겨룬다. 타격 시 힘의 균형, 타격의 정확성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0점에서 180점까지 득점이 가능하다.

반복숙련에서 생기는 정확성, 힘의 균형이 필요하며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의외성이 존재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또 ‘터링’은 가로 3m, 세로 0.9m의 좁은 공간에서 즐길 수 있어서 개인은 물론 가족 간 또는 소규모 단위로 즐길 수 있다.

지난해 11월 강원연합회가 주최한 경로당 몰키 운동회 현장.
지난해 11월 강원연합회가 주최한 경로당 몰키 운동회 현장.

핀란드 전통놀이인 ‘몰키’는 볼링핀처럼 1에서 12까지 쓰여 있는 숫자블록에 몰키 핀을 굴려서 쓰러트리는 스포츠다. 넘어진 블록의 숫자를 더해 정확히 ‘50’을 먼저 만드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합산점수가 50이 넘으면 25점으로 내려가서 다시 50점을 맞추면 된다. 몰키 핀을 던져서 쓰러진 숫자블록은 쓰러진 그 자리에 다시 세운다. 예를 들어 ‘12’, ‘10’, ‘9’, ‘8’, ‘7’, ‘3’, ‘1’을 차례대로 쓰러트렸다면 합계 점수가 ‘50’(12+10+9+8+7+3+1=50)이 돼 승리하다. 하지만 여기서 ‘1’ 블록이 아닌 ‘2’를 쓰러트린다면 51점이 돼 25점부터 다시 점수를 쌓으면 된다.

프랑스 전통 스포츠 ‘페탕크’도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로마시대 남프랑스 지방 갈리아인들이 즐겨하던 놀이를 개량한 스포츠다. 프랑스 영화에서 공원에서 쇠공을 던지며 노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 데 이 스포츠가 페탕크다.

경기는 쇠공을 지름 약 3㎝의 기준이 되는 목표 공(뷧)에 가까이 붙이면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목표 공을 던진 후 지름 50cm의 원안에서 두 발을 붙이고 쇠공을 목표 공에 가깝게 던져야 한다. 목표 공에 가까운 금속공 1개가 1점이 되는데 이렇게 13점을 먼저 득점하면 승리한다.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컬링과 방식이 비슷해 ‘운동장의 컬링’으로도 불린다.

페탕크는 역시 공간 제약이 없다. 쇠공을 던질 정도의 장소만 있으면 가능하다. 게다가 규칙이 간단한 하고 고령층이나 장애인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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