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리지 않고 장수하는 법
암에 걸리지 않고 장수하는 법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1.02 13:17
  • 호수 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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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도 진짜와 유사 암 있어, 진짜는 조기 발견 소용없어”

“암은 조기 검진 발견으로 항암 치료 하면 낫는다”는 말을 믿어야 할까. 25년간 암 환자를 치료해온 일본 의사 곤도 마코토 박사는 “‘진짜 암’은 조기 발견해도 어렵다”는 말을 한다. ‘진짜 암’은 어떤 암인가. 암 연구소를 운영 중인 곤도 박사가 쓴 ‘암에 걸리지 않고 장수하는 30가지 습관’(더난출판)에서 중요 부분을 발췌해 싣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림=게티이미지뱅크

암의 뿌리는 단 한 개의 줄기세포… 전이능력 있으면 진짜 암
‘혈압약 먹어라’·‘헬리코박터균 없애라’… 오히려 역효과 일으켜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암은 진짜와 유사한 것이 있다. 진짜 암은 발견했을 경우 이미 늦었고 치료도 소용없다. 유사 암은 그렇지 않다. 줄기세포에 전이능력이 있는 암이 진짜 암이다. 암의 뿌리는 단 한 개의 암 줄기세포다. 이것이 일단 생기면 바로 혈액을 타고 간과 폐, 뇌 등에 퍼져서 잠복한다. 인간이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암이 5~20년에 걸쳐 1cm 이상 커졌을 때이다. 

그러나 전이는 암이 1mm 이하일 때 온몸에 흩어지며 일어난다. 그래서 진짜 암은 아무리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를 해도 전이가 일어난다. 오히려 치료로 암이 기승하기 시작해 수명을 단축시키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유사 암은 줄기세포에 전이능력이 없어서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 내버려두면 커지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치료하지 않는 편이 낫다. 따라서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제거하고 쳐부수는 치료는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위암·폐암·전립선암·유방암·자궁암 환자를 25년 넘게 치료해왔다. 지금 단언할 수 있다. 고형 암은 진짜도 가짜도 가능한 한 방치해서 상황을 보다가 통증이나 호흡곤란이 생겼을 때 비로소 그것을 경감시키는 완화 케어를 하는 것이 좋다. 요컨대 치료가 아니라 증상 제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것이 가장 고통스럽지 않고 돈을 들이지 않는 연명 방법이다.

암 검진으로 목숨을 구할 수는 없다

대부분이 암은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면 낫는다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암 조기 검진으로 생명이 연장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이터는 전무하다. 자궁경부암 검진에서는 이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수천 배 많은 이들이 이상을 발견해 정밀검사를 받지만 절제수술에 돌입해 수명을 단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 남성의 절반 가까이가 받는 폐암 검진도 조기 발견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이 사망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전립선암 생체검사는 고간 사이로 여러 개의 바늘을 찔러 조직을 채취해서 세포를 조사하는데 그 후유증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서구에선 훨씬 전부터 검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겉으로 건강해보이는 사람도 검사하면 질병과 병의 씨앗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일찌감치 발견해 치료하면 당연히 수명이 늘 것이란 편견만으로 이 같은 검진이 50년 이상 계속돼 왔지만 연명 효과를 증명하는 데이터는 전무하다.

헬리코박터균은 제거하지 않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발견되면 의사들은 제거해야 한다고 약을 처방한다. 시간이 경과한 후엔 깨끗하게 균이 없어졌는지 확인사살을 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장 점막에 자리 잡고 독소를 분비해 위염과 위궤양 등의 원인이 된다. 또 식도암을 일으키기 쉽다. 일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을 진단 받은 건강한 사람은 전부 이 균을 제균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채혈만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요즘 건강검사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검사를 받는 추세다.

중국에서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교실험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제균한 사람들은 제균하지 않는 사람보다 총 사망률이 증가했다. 제균에는 강한 항생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에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무너진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있을 때 얌전했던 다른 균들이 갑자기 날뛰기 시작하는 균 교대 현상도 자주 일어난다. 이것이 심한 장염을 일으켜 물 상태의 설사가 이어지고 복통과 고열, 위막성 대장염을 일으킨다. 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고령자는 죽음에 이를 수가 있다. 

그러면 왜 의사들은 기를 쓰고 이 균을 제균하라고 할까. 이유는 제약회사의 사업모델이기 때문이다. 감염자들이 제균할 경우 거액의 진료비가 업계로 흘러들어온다. 제균한 사람은 균 교대 현상이 생기고 이 치료로 또 돈을 번다. 암의 ‘조기 발견· 조기 치료’ 사업과 같은 이치다. 결론적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제거하지 않는게 낫다. 

수면호르몬 ‘멜라토닌’이 전립선암 막는다

미국의 하버드대학 공중위생대학원 연구팀이 수면 중에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전립선암의 발병을 억제한다고 발표했다. 수면 장애가 있으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적고 그런 경우 진행성 전립선암을 일으킬 확률이 4배나 됐다. 멜라토닌 분비는 아침 햇빛을 쬐어 체내 시계가 재설정 되면 잠시 멈췄다가 14~16시간 정도 지나면 다시 시작되곤 한다. 너무 많이 자도 몸에 좋지 않다. 미국 켈리포니아대학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고 싶은 만큼 충분히 자는 사람도 일찍 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적당한 시간은 7시간이다. 이보다 짧거나 길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살을 빼지 않는다

살이 빠지면 암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다. 지나치게 살을 빼서는 안되고 고루 영양을 갖춘 식사를 해야 한다. 이는 암뿐만 아니라 만병을 멀리해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법이기도 하다. 암은 정상세포를 밀어내며 퍼지기 때문에 세포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체력, 저항력을 키우는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영양이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암이라고 진단 받으면 살을 찌워서 체력을 키우자. 현미, 채식 등의 살이 빠지는 식사요법은 수명을 단축시킨다. 우유, 고기, 기름, 설탕 등을 먹으면 암이 악화된다는 것은 근거 없는 헛소문이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내리면 암 불러

혈압을 낮추는 이유는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 심장과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해서 일어나는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혈압을 낮춰서 뇌졸중이나 심장병이 줄었다거나 사망률이 감소했다는 걸 증명하는 어떤 자료도 없다. 혈압 강하제로 인한 암 발병률이 번번이 경고될 뿐이다. 일본에서 70세 이상의 고혈압(수축기 160~180mmHg, 확장기 90~100mmHg)환자들을 혈압을 낮추는 약과 플라시보(위약)를 복용하는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3년간 추적한 결과 강압제를 복용한 그룹이 암에 걸리거나 뇌경색을 일으킨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혈압이 높은 이를 낮추는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사망률이 높게 나오기도 했다. 수축기혈압이 200대로 올라 두통과 현기증이 있다면 이때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제외한 경우에는 고혈압이 신경 쓰인다면 폭음과 폭식에 주의하고 자주 걸으면 된다. 절제와 운동으로 혈압이 내려갈 것이다.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일본인 약 5만명에게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게 하고 추적한 연구가 있다. 결과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질수록 뇌졸중, 암 사고, 자살에 의한 사망률이 증가했다. 암 또한 마찬가지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암을 막는 방파제가 되는 한편 낮으면 낮을수록 암 발병률과 암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자료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곤도 마코토 70세. 게이오대 의학부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게이오대 의학부 방사선과 전임강사를 지냈다. 유방온존요법의 선구자로서 항암제의 독성과 의료정보 공개의 필요성, 유방 확대 수술의 위험성 등 암 치료에 대한 의견을 일반인에게 적극 알려왔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기쿠치간 상을 수상했으나 기존 의학계에선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현재 곤도 마코토 암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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