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파노라마] 전등사 나부상
[스케치파노라마] 전등사 나부상
  • 관리자
  • 승인 2023.01.09 11:06
  • 호수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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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 나부상

사내 가슴 활활 태운 사랑의 저 불꽃이

이제는 복수의 불로 바뀌어 타고 있다

가슴에 불 지른 여인 지금 다시 어디에

전등사 대웅전을 고쳐 짓게 되었을 때, 그 일을 맡은 도편수는 하루의 일이 끝나는 대로 절 아래 술집을 찾아 지친 마음을 달래곤 했는데, 어느 날 그 집에 운명의 새 여인이 찾아왔다. 목수는 이내 그 여인과 정을 나누게 되었고, 장래까지도 약속을 하였단다. 그런데 그 여인은 무슨 사연이 있었던지, 어느 날 밤에 몰래 야반도주를 하였고, 마음이 상한 그 목수는 크게 실망하여 혼자 끙끙 앓기만 하였단다.

나중에 대웅전 공사가 끝난 뒤 둘러보니, 대웅전의 네 모퉁이에 서까래를 떠받친 ‘발가벗은 여인상’이 발견되었는데, 그간의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저것이 필시 그 목수의 ‘복수’일 거라고 믿었단다. ‘너는 큰 죄를 지었으니, 평생 무거운 짐에 눌려 지내거라.’ 이 사실이 소문으로 번지자, 전등사는 이내 구경꾼들로 미어졌고, 이는 그대로 전설이 되어 오늘에까지 이른다고.


강화도 전등사의 대표적인 건물은 보물 제178호인 대웅보전이다.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보여주는 이 건축물이 세상에 유독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은 대웅보전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나부상과 전설이 한몫 한다. 다만, 학술적으로는 이 조각상이 고대 인도에서부터 내려온 ‘야차상’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야차상은 불교를 지키는 수호신적 성격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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