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 급제요~”…조선시대 과거시험 재현
“장원 급제요~”…조선시대 과거시험 재현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6.17 09:13
  • 호수 1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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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운형궁서 어르신 100여명 참가
▲ ‘제1회 노락당(老樂當) 과거제’가 6월 16일 서울 종로 운현궁에서 열린 가운데 어르신들이 시험에 몰두하고 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재현한 현대판 과거제가 종로 운현궁에서 열렸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주관한 ‘제1회 노락당(老樂當) 과거제’가 6월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 운현궁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가 ‘9988 어르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된 실버문화벨트 행사 가운데 하나로 마련됐다.

어르신 100여명이 참가한 이날 과거제는 주어진 시제에 따라 적절한 글과 그림을 주어진 시간에 맞춰 작성한 뒤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따라 장원을 선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날 시제는 ‘노인이 되면 말이오, 미운소리 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랑 접어두고, 조심조심 일러주고 차근차근 갈켜주며 그리 사는 게요. 흐른 시간 속 쌓인 나이만큼 지혜를 쌓고, 그리 쌓아 생긴 것들이랑 후대에 베풀어, 풍랑 속 위태로운 우리 자식들 가는 길에 등대 역할이 우리의 보람 아니겠소.’ 즉, 어르신들의 사회적 역할을 묻는 주제였다.

어르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40분, 평가는 서체의 창의성과 작품성으로 판가름이 난다.

시험시작을 알리는 징이 울리자 어르신들은 자세를 가다듬고 화선지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써 내려갔다.

이날 심사위원은 서울노인복지센터 관장인 가섭스님을 비롯해 TV쇼 ‘진품명품’에 감정위원으로 활약했던 김선원씨와 서예가 박인옥씨가 나섰다.
▲ ‘제1회 노락당(老樂當) 과거제’를 찾은 어린이들이 어르신들과 함께 부채에 이름을 새기는 전통서예체험을 하고 있다.

수상자는 장원에 김종환 어르신, 우수상은 양근옥·정규진 어르신, 장려상 이범구·박옥순 어르신, 특별상은 박승도 어르신이 각각 차지했다.

장원을 수상한 김종환(73) 어르신은 “어린이들에게 한자와 예절을 가르치는 훈장 활동을 경험삼아 과거제에 참여하게 됐다”며 “시험 치르는 동안 자리가 편치 않아 실력발휘를 다하지 못했지만 좋은 성과를 얻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과거제뿐 아니라 4개 어린이집 아동 50여명이 참석, 밸리댄스, 부채춤, 율동 등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또 어린이들이 어르신들과 함께 부채에 이름을 새기는 전통서예체험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밖에 젊은이들로 구성된 비보이팀이 공연을 선보여 어르신들의 흥을 돋웠다.

서울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앞으로 과거제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실버문화벨트만의 노인문화사업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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