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굽히고 걷는 게 편하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허리 굽히고 걷는 게 편하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1.16 14:11
  • 호수 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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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협착증 증상과 치료

척추관 노화로 신경 압박해 통증 발생… 다리·엉덩이가 시리고 아파

초기에는 주사 등 비수술로 치료… 평상시 허리 곧게 펴는 자세 중요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나이가 들면 누구나 허리 통증을 경험하게 된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특성상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허리 통증은 숙명과도 같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함께 중장년층의 삶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척추질환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166만명으로 2011년(96만명) 대비 약 70만명 늘었다.

김종태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꼭 수술해야 되는 건 아니다. 환자 상태에 따른 단계적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의 원인과 증상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이다. 머리부터 팔, 다리까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의 노화로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뼈와 뼈 사이의 탄력 조직인 디스크에서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데 더 진행되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악화하는 것이다.

발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편이다. 여성이 전체 환자의 약 65%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 환자의 80%는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척추 주변 조직이 약해지면서 발생한다.

척추관협착증을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부르는데, 이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사라지고, 이런 증상이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지면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점점 짧아지고 심한 경우 몇 발자국만 걸어도 쉬었다 걸어야 한다. 또한 눕거나 쉴 때는 증상이 없지만 일어서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다리 부근에 시리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김종태 교수는 “이때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순간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든다”고 전했다.

이처럼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치유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급성 통증을 유발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하지 근력 약화는 물론 다리 감각까지 떨어져 걷기가 힘들어지고 낙상 위험 역시 높아진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층 여성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낙상할 경우 뼈가 부러지기 쉽고, 이로 인해 활동이 제한되면 체중이 증가하고 비타민D 부족으로 뼈가 더욱 약해지면서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되면 MRI나 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척추관이 좁아진 정도를 확인한 후 척추관이 좁아진 정도와 통증, 신경학적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질병 초기에는 약물, 주사, 물리치료 등으로 증상이 많이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허리와 다리의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따르고, 2~3개월 동안 비수술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그는 “척추관협착증은 초기 적절한 진단 검사를 통해 협착증의 부위나 정도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 정도에 따른 맞춤형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많은 경우에서 효과적인 증상 호전과 중증으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좁아져 있는 척추관을 넓혀 주는 것으로 감압술, 유합술 등의 수술 방법이 있다. 최근에는 최소한으로 피부를 절개해 수술을 시행하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물론 빠른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급격히 하지의 운동 마비 증상이 발생하고 진행하는 경우나 대소변 장애가 나타날 땐 빨리 수술 치료를 시행해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김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된다. 가장 문제가 되는 습관은 평상시 구부정하게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 동작이 반복되면 척추관절이 두꺼워지는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평상시 허리를 곧게 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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