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지회 소속 상생덕산노인자원봉사단 “용몽리농요 보존하고 널리 알려요”
충북 진천군지회 소속 상생덕산노인자원봉사단 “용몽리농요 보존하고 널리 알려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1.16 16:57
  • 호수 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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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충북 진천군지회 소속의 상생덕산노인자원봉사단원들이 농사 지을 때 부르는 용몽리 농요를 시연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충북 진천군지회 소속의 상생덕산노인자원봉사단원들이 농사 지을 때 부르는 용몽리 농요를 시연하고 있다.

용몽리농요보존회가 주축 돼 결성… 농요, 사물놀이 공연

작년 전국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뭉치세 뭉치세 에이하 어기어이 모판 뭉치세”

충북 진천군 덕산면 일대에서 농사 질 때 부르던 진천 용몽리농요의 후렴구이다. 용몽리농요는 풍년농사를 기원하며 모찌는 소리,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논뜯는 소리와 풍장소리로 구성돼 있다. 농요의 원형을 잘 갖추고 있으며, 선노래꾼들의 전승 상태 또한 우수하고, 다수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어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됐다.

이 농요를 알리고 보존하는 진천 용몽리농요보존회(회장 이동재)가 중심이 돼 만든 자원봉사단이 대한노인회 충북 진천군지회 소속의 상생덕산노인자원봉사단(단장 김차섭)이다. 60대 초반부터 70대 후반의 단원 20명(남8, 여 12)으로 구성됐다.  

용몽리농요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이동재 봉사단원은 “농요전수관에서 공연하던 단원들이 2020년에 대한노인회 진천군지회와 인연이 닿아 봉사단이 조직됐다”며 “진천 관내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초청을 받아 농요와 풍물 등 우리 것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일 년에 두세 차례 농요시연회를 선보인다. 농번기인 6월에 열리는 농요시연회는 군 전체 축제 한마당으로 중학생들도 참여해 모내기 등 영농체험을 하고 농요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이동재 단원은 “지난해에도 군수, 국회의원 등 지역기관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논에서 시연회를 가졌다”며 “어린 학생들이 우리 전통농요를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농요전수관에 모여 농요 기능보유자(이정수, 이광섭)와 전수조교(김용희, 박중수)에게 농요를 배우고 사물놀이도 익힌다. 봉사단은 이밖에도 경로당, 요양원 등을 방문해 가요, 사물놀이 공연도 한다. 10년 전부터 봉사활동을 해왔다는 우모심(70) 단원은 “농요시연회 때는 아낙네 중 한 명으로 참여한다”며 “요양원에서 흘러간 가요를 메들리로 불러드리면 어르신들이 무척 즐거워 한다”고 말했다. 

우 단원은 “봉사하면 (기쁨을)드린 것보다 제가 그분들로부터 받아오는 것이 더 많다”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잘못한 점을 뉘우치기도 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단원들은 “뜨거운 여름철에 농사를 재현하며 농요 한 번 부르고나면 옷이 땀에 흠뻑 젖는다”며 “고생한 보람을 알아줘서 고마운 일”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 봉사단의 공연에는 갖가지 소품이 동원 된다. 북·장구·징·꽹과리 등 사물놀이를 비롯해 쟁기, 써레, 광주리 등 농기구가 차량 한 대 분량에 달한다. 이들 소품을 운반할 수 있는 차량 확보가 현안 중 하나이다. 

한 단원은 “덕산읍 수박축제 같은 행사에 초청 받아 공연할 때는 농사 현장을 재현하기 위해 행사장 한켠에 농기구와 커다란 소 모형을 전시하는데 그 소를 운반할 차량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승구 진천군지회장은 “80 넘은 어르신들이 30분이 넘는 긴 분량의 농요를 부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분들의 땀과 열정으로 선조들의 농경문화가 후손들에게 잘 전승되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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