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내출혈, 비틀거림·언어장애 등 나타나면 즉시 병원 가야
뇌내출혈, 비틀거림·언어장애 등 나타나면 즉시 병원 가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1.20 13:49
  • 호수 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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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이 주범으로 뇌혈관 벽 터져 발생 … 환자의 70%가 60대 이상

출혈량 많으면 수술로 혈종 제거… 흡연·음주 자제하고 체중관리 필요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겨울엔 특히 주의해야 할 신체 변화가 있다. 바로 혈압이다. 일교차가 커지고 찬 바람이 불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 상승은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높은 혈압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질환 중에는 뇌출혈이 있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파열되면서 혈액이 뇌 조직 안에 혹은 뇌 바깥쪽에 고이는 질환으로, 뇌 표면에 발생하는 ‘지주막하출혈’과 뇌 실질에서 발생하는 ‘뇌내출혈’ 등이 있다. 

이중 뇌내출혈은 고혈압으로 인해 장기간 뇌 속 작은 모세혈관이 손상을 받다가 견디지 못하고 파열돼 발생하는 출혈을 말한다.

국내 뇌내출혈 환자의 약 70%는 60대 이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진료 인원(5만7345명) 중 60대가 28.4%(1만6309명)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3.3%(1만3371명), 50대가 18.8%(1만756명)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1.1%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1.8%, 70대가 20.9%를 차지했으며, 여성의 경우는 70대(26.3%), 60대(25.1%), 80세 이상(24.6%) 순이었다.

이윤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50대 이후엔 혈관이 딱딱해지고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자가 증가해 뇌출혈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뇌내출혈의 원인과 증상

이처럼 뇌내출혈은 대부분 고혈압 때문에 발생한다. 

뇌 조직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고혈압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혈관 벽이 약해지는데 이때 과도한 흥분이나 정신적 충격, 과로 등의 이유로 혈압이 높아지면 약해진 혈관 벽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는 것이다.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도 큰 위험요인이다.

뇌내출혈은 발생 이전엔 자각 증상이 전혀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기저핵이나 시상과 같은 대뇌의 깊은 곳이나 소뇌, 뇌교 같은 부위에 고혈압으로 인한 출혈이 잘 생긴다. 

소뇌는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곳이어서 이곳에 출혈이 생기면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균형을 잡는데 문제가 생겨 비틀거리고 넘어지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몸의 오른쪽 또는 왼쪽 중 한쪽의 팔다리만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언어장애도 뇌내출혈의 흔한 증상이다. 이에 따라 △발음이 어눌해지는 구음장애 △다른 사람의 말은 이해하지만 말을 하지 못함 △말을 많이 하지만 이상한 말을 함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며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매우 심한 두통이 나타나기도 하며 한쪽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때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나는데 한쪽 눈을 가리면 물체가 하나로 보이는 특징이 있다. 

이 교수는 “뇌내출혈의 크기가 커서 급격한 뇌압의 상승을 동반하면 의식 저하로 이어지고 사망할 수도 있다”면서 “뇌내출혈은 발생 후 1~2일에 사망률이 가장 높아,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내출혈의 치료

이처럼 뇌내출혈 증상을 보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혈액이 순환되지 않는 단 1초가 생명 유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조증상 후 3시간 이내를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뇌내출혈은 CT(컴퓨터 단층촬영) 또는 MRI(자기공명영상)로 출혈의 위치 및 정도를 파악해 정도가 경미하면 약물치료를 시행하지만 출혈량이 30㎖ 이상이나, 의식이 계속 악화되는 경우에는 뇌 안에 고인 피를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수술은 MRI 등을 이용해 출혈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혈종(고인 피)에 도관을 삽입해 빨아들여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뇌내출혈의 예방법

뇌내출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병이 증가하는 60대 이전부터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와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더불어 뇌내출혈이 한 번 발생했던 환자는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뇌출혈이 있었던 환자의 재발을 막는 것을 이차예방이라고 한다. 이차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인자를 찾아서 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혈압 관리다. 주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고, 혈압이 높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흡연과 음주를 자제해야 하며, 체중도 관리해야 한다. 이밖에도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뇌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는 “한 번 손상된 뇌 조직은 다시 회복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정상적인 조직이 손상된 부분의 뇌 기능을 도와줌으로써 환자의 증상이 좋아질 수 있고, 개인에 따라 증상 호전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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