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남 공주시지회 소속 공주시이·미용봉사단 “봉사 후 건강 더 좋아져…‘봉사의 기적 체험”
대한노인회 충남 공주시지회 소속 공주시이·미용봉사단 “봉사 후 건강 더 좋아져…‘봉사의 기적 체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1.20 14:01
  • 호수 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 충남 공주시지회 소속의 이·미용봉사단원들이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봐주고 있다.
대한노인회 충남 공주시지회 소속의 공주시이·미용봉사단원들이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봐주고 있다.

어르신 머리 자르고 염색… 반찬 배달에 말벗·청소도      

지난해 노인자원봉사대축제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마시지를 해주면서 대화하는 사이에 어르신의 굽었던 손이 펴지더라.”

1월 18일, 노재희 이·미용봉사단장(64)이 봉사 현장에서 경험한 일을 ‘백세시대’ 신문에 담담히 밝혔다. 이·미용봉사단은 대한노인회 충남 공주시지회 소속의 노인자원봉사단이다. 

노 단장은 “농촌 어르신들의 손은 평생 일만 해와 딱딱하고 굽은 상태”라며 “크림을 손 전체에 발라 부드럽게 마사지하면서 어르신의 지나온 삶과 가족 관계 등을 묻고 답하는 사이에 굽은 손이 곧게 펴지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사랑과 관심이 단단히 뭉쳐진 몸과 마음을 눈 녹듯 풀어지게 만드는 순간을 경험한 셈이다.

이 봉사단은 공주시케어봉사단으로 오래 전부터 지역에서 나름의 봉사를 해오던 중 2021년 대한노인회와 인연을 맺었다. 헤어디자이너,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택시기사, 바리스타, 요리사 등 단원 모두가 하나 이상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노재희 단장은 “어르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케어 중 하나가 이·미용”이라며 “공주시 이·미용협회의 휴무일(첫째, 셋째 주 화요일)을 봉사의 날로 정하고 그날 4~6명이 팀을 이뤄 오지마을 경로당이나 요양시설, 노인주간보호센터를 방문해 어르신들의 머리를 잘라주고 염색도 해드린다”고 말했다.

단원들의 봉사 열정은 남다르다. 공주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정임 단원은 “골절상 등으로 자리에 누워계신 어르신의 경우는 의자에 앉을 수가 없어 단원 중 한 사람이 어르신을 부축한 상태에서 머리를 자른다”며 “방안에 의자 하나 없는 집도 있어 옆집에서 의자를 빌려 쓰고 다시 되돌려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임준집·최진숙 부부는 식당 문을 닫고 봉사현장으로 달려간다. 조병찬 단원은 오지의 어르신과 장애 어르신 자택을 찾아가 혼신을 다해 봉사하기도 한다.   

서경금(71) 단원은 식당을 운영하며 거동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과 경증 치매어르신 가정을 대상으로 반찬을 만들어 제공한다. 서 단원은 “어르신들에게 드리는 반찬은 재료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만든다”며 “단원들과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집 청소도 하고 따듯한 밥을 지어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면서 아들, 딸로 하루를 보낸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하나같이 ‘남을 위한 봉사가 오히려 자기에게 도움이 더 된다’고 입을 모았다. 노 단장은 “과거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뒤로 봉사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아플 시간조차 없이 뛰어다니고 그러면서 건강도 더 좋아졌다”며 “그게 봉사의 기적이 아닐까”라며 웃었다. 

이·미용봉사단은 이 같은 봉사의 공로를 인정받아 많은 상을 수상했다. 2022년 전국노인자원봉사대축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비롯해 복지박람회 날 공주시장 감사패, 충남연합회 자원봉사대회 대상, 공주시 자원봉사자의 날 공주시장상 등을 수상했다. 

박공규 공주시지회장은 “이·미용봉사단원들은 코로나 사태로 접촉이 어려울 때에도 수제빵을 만들어 음료수와 함께 사랑의 편지를 담아 어르신들께 배달하기도 했다”며 “어느 봉사단보다도 더 열심히, 더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