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대한노인회 전북 완주군지회장 “노인회 복지수준은 지도자의 역량과 열정, 의욕에 달렸다”
김영기 대한노인회 전북 완주군지회장 “노인회 복지수준은 지도자의 역량과 열정, 의욕에 달렸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2.13 09:51
  • 호수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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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참여자, 노인의 날 행사 예산 배로 증가해 “보람 느껴” 

노인회관 건립도 추진… 노인대학 교육장, 일자리센터 등 마련할 것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그 지회의 노인복지 수준은 지도자 한 사람의 역량과 열정, 의욕에 달렸다.”

2월 7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완주군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기(80) 대한노인회 전북 완주군지회장의 말이다. 김 지회장은 “완주군은 인구수가 도내의 김제시, 남원시보다도 많고 재정자립도도 도내 14개 시·군중에 제일 높지만 노인복지 수준은 전북에서 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치단체장과 의회의장께 타 시·군의 수준에 맞게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완주군지회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지회회관 건립과 노인일자리 창출이다. 김 지회장은 “새로 짓게 되는 노인회관에 노인대학 교육장과 일자리센터를 신설해 더 많은 일자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완주군 인구는 9만7000여명, 노인인구는 총 인구수의 24%에 해당하는 2만3000여명이다. 완주군지회에는 13개 읍·면 분회, 490여개 경로당, 회원 1만8000여명이 있다. 김 지회장은 완주경찰서 정보과장 등 32년 경찰공무원으로 봉직했다. 경로당 회장(4년)과 완주군지회 선임이사(4년) 등을 거쳐 지난 2021년 3월에 취임했다. 대통령 표창을 비롯 완주군민의장 등 영예로운 상을 다수 수상했다.

-전북에서 완주군이 소외됐다고.

“완주군은 무주, 진안, 장수를 합한 것 보다 인구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지회의 예산지원은 ‘무진장’(무주·진안·장수를 줄인 말)과 비교했을 때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노인의 날 행사 하나만 보더라도 A지회의 경우 4,200만원, B지회는 3,700만원을 지원 받는데 우리는 무려 10년 간 1,200만원에 불과 했다. 그러던 것을 2,500만원으로 증액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다른 시군 지회는 한궁, 게이트볼, 파크골프 등 지회장배 경기대회 관련 예산이 있으나 우리는 노인체육에 대한 예산 또한 전무하다.” 

완주에는 현대자동차, 하이트맥주 등 대기업이 있는데다 전북에서 가장 큰 공단이 들어서 있는 관계로 재정자립도도 14개 시군 중에 제일 높다. 그런데도 노인복지 수준은 자립기반이 열악한 시군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김 지회장은 그 배경의 하나로 지도자의 의지와 열정, 의욕 부족을 들고 있다. 김 지회장은 “군의 일방적인 복지행정에 순응해온 결과”라며 “군과 의회, 복지 관련 공무원들과 협력해 군의 위상에 걸맞은 수준으로 노인복지와 노인권익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지회장이 취임 후 먼저 한 일은 ‘정보 수집’이었다. 타 시·군 지회와의 정보교환이나 교육, 세미나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군청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노인의 날 기념식 행사 예산도 많이 늘었는지.

“10여 년 간 예산이 동결됐으나 지난해는 3000만원을 요청해 2500만원을 확보했다.”

-사무실도 당장 필요할 것 같다.

“완주게이트볼협회 연습장 건물 한쪽을 지회 사무실로 쓰고 있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다시피 창고처럼 물건들이 쌓여있고, 지회장과 직원이 칸막이를 치고 한 방에서 일하는 처지다. 이런 곳에서 군의장, 군의원들과 간담회도 치렀다. 여러 안들이 나왔지만 군청은 노인종합복지관을 새로 짓고 거기에 우리가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한다. 우리 입장은 직원 12~15명이 일할 수 있는 사무실과 노인대학 교육장 및 일자리센터를 확보하되 복지관은 우리가 위탁, 운영해 관장도 우리가 임명하겠다는 것이다.”

대한노인회 완주군지회 직원들이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 세 번째가 임세우 사무국장, 임 사무국장 오른편으로 배영숙 경로부장, 소앵윤 총무부장.
대한노인회 완주군지회 직원들이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 세 번째가 임세우 사무국장, 임 사무국장 오른편으로 배영숙 경로부장, 소앵윤 총무부장.

-노인일자리 창출을 현안으로 내세웠는데. 

“타 지회는 2000명 이상을 노인일자리로 하고 있다. 우리는 인구도 훨씬 많은데 300명에 불과했다. 그래서 취임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노인일자리를 늘린 것이다 그 결과 2022년 300명에서 올해 600명으로 배로 늘렸다.”

-지회의 직원 수도 많지 않아 관리가 힘들 텐데.

“취업지원센터장이 있었지만 오래전에 연합회와 통합 되어 현재 취업센터장이 없다. 금년에 일자리참여자가 늘어난 만큼 전담요원 할당을 받지 못해 어려움이 있다. 제가 바라는 건 센터장을 둬 민간취업 알선을 포함해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것이다.”

-군청에서 노인회 지원을 잘 해주는지.

“완주군수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말단 행원으로 들어가 부행장까지 지냈고, 군수선거도 4번 만에 당선됐다. 노인일자리 1000개 약속 등 노인회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 저를 높이 평가해 군수직인수위원장과 완주군수공약평가단장을 맡기기도 했다. ‘1일 명예군수’ 위촉을 받아 며칠 후 군청에도 들어간다. 모두 노인회가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들로 노인회 위상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장학사업을 새로 시작한다고.

“연말마다 독거노인 등 불우노인을 돕는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 노인들은 자치단체 및 봉사단체 등으로부터 받기만 한다는 사실이 불편했다. 우리 노인회가 어른다운 노인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나누고 베푸는 노인회가 돼야겠다는 생각에서 작년 말에 고등학생 대상의 장학사업을 펼쳤다. 지난해 말 임원회의를 통해 지회장은 100만원을, 부회장 등 임원은 10만원 이상을 내자는 의견을 모아 추진했다. 또, 경로당 회장은 의무적으로 1만원, 일자리참여자도 희망자에 한해 1만원씩 기부에 참여했다. 그런데 얼마 안가 기대보다 훨씬 많은, 1800여만원이란 거액이 걷혔다. 50만원을 낸 임원도 여러 명이고, 10만원 이상 낸 경로당 회장도 다수 있었고, 심지어 일자리참여자도 20~30만원을 선뜻 기부했다. 오는 3월 열리는 총회에서 공부 잘 하는 학생, 효행과 인성이 뛰어난 학생과 소년소녀가장 학생 등 어려운 고등학생들에게 50만원씩 전달할 예정이다. 장학금 수여자는 경로사상이 고취 돼 나중에 사회에 진출했을 때 노인을 대하는 의식이나 태도 등이 지금과는 다를 것이라고 본다.” 

-공무원 경력이 운영에 도움이 되는지.

“많이 된다. 인간관계 등 많은 인적 기반이 자산이다. 때로는 자문도 받고, 좋은 생각과 아이디어도 얻는다. 경로당의 증·개축 및 시설 수리비가 100만원 이상의 견적이 나오면 행정에서 지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몰라 운영비로 대체하는 일이 생기고, 근로장려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도 몰라서 혜택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것 들을 소개하고 안내해 줄 때 보람을 느낀다.”

김영기 지회장은 67세에 한일장신대와 목회대학원을 나와 목사가 됐다. 요즘도 교회에서 설교한다는 김 지회장에게 ‘노인이 신앙을 가지면 어떤 점이 좋은가’고 묻자 “고질적인 고정관념, 습관 그리고 말과 행동 등에 변화가 따른다”고 대답했다. 

이어 “인생이 죽으면 끝나는 게 아니고 사후세상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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