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48] 우울증까지 유발하는 ‘요실금’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48] 우울증까지 유발하는 ‘요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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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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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김동수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물건을 들거나 화장실이 급할 때 나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경우가 발생한다. 바로 국내 여성 인구의 40%에서 발생한다는 요실금의 증상이다. 생명에 위협이 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수치심, 당혹감으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제약되고 심하면 우울증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요실금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주로 여성에게 나타나며 요도와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지거나 요도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에 발생한다. 

반복적인 임신과 출산, 비만, 기침을 유발하는 천식 질환 그리고 자궁 적출술 등 골반 부위 수술 경험이 주요 원인이다. 기침, 재채기, 줄넘기나 무거운 것을 들 때처럼 배에 힘이 가해지면 소변이 새는 현상이 발생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갑자기 소변을 보고 싶을 때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는 도중이나 미처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이 흘러나오는 것을 말한다.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 않은 상태에서 방광이 저절로 수축하여 발생하는 것이다.

주로 뇌졸중, 척추 손상, 파킨슨씨병, 다발성 경화증 등 방광과 요도를 지배하는 중추 및 말초 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며 급성 방광염, 전립선비대증의 경우에서도 나타난다. 

이 외에도 배뇨장애에 의한 범람성 요실금과 요로계 문제와 관련이 없는 기능성 요실금(거동불편, 치매) 등이 있다.

요실금은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갱년기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환자는 500만명으로 추정되며 평균수명이 증가한 고령화 시대에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진단을 위해서는 병력 청취, 직장수지검사(남성), 골반 내진검사(여성), 요역동학검사를 실시하고 배뇨일지를 작성하여 배뇨행태를 파악한다.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법으로는 방광훈련, 골반저근운동, 바이오피드백,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이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근육의 약화, 요도 및 방광경부의 과운동성으로 주로 발생하므로 심하지 않을 경우 체중 감량 및 골반저근육 훈련을 통해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복압성 요실금이 지속될 경우 중부요도슬링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절박성 요실금은 배뇨근의 이상, 신경 장애, 혹은 이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요역동학검사를 통해 소변 보관 및 배뇨 시 방광의 병태 생리를 자세하게 관찰한다. 방광 훈련과 생활 습관 변화와 더불어 약물치료를 통하여 배뇨 증상들을 조절하며 효과가 없을 경우 보톡스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복합성 요실금은 더 심한 불편감을 호소하는 쪽을 먼저 치료하게 된다. 복합성 요실금 환자들은 단독으로 복압성 요실금이나 절박성 요실금이 있는 환자들보다 증상이 심하고 치료에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 가지 치료만으로 증상을 조절하기는 힘들고 보존적인 치료방법부터 약물, 수술 치료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요실금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하고, 방광에 자극을 주는 카페인 많은 커피와 맵고 짠 음식을 줄여야 한다. 올바른 배뇨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비만 교정, 금연, 변비 치료 또한 도움이 된다. 

요실금은 병원을 방문하고 진단을 위한 검사가 번거로울 수 있지만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다. 

절대로 부끄럽다고 숨기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활기찬 삶을 되찾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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