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민들레
[시] 민들레
  • 박민순 시인/경기 오산
  • 승인 2023.03.13 11:31
  • 호수 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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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박민순 시인/경기 오산
박민순 시인/경기 오산

겸손이 몸에 밴 너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

찬바람과 맞선 냉이처럼

돌 틈 사이에서도

살아남는 삶의 지혜가 있었구나

 

토종은 하얀 미소로

서양종은 노란 미소로

밟혀도 짓밟혀도 다시 살아나는

이 땅의 민초

불사신이 바로 너로구나

 

꽃 피는 그 모습

매화와 다를 바 없건만

흔해서 귀함을 몰라주고

아무도 눈길 한 번 안 줘도

일편단심 사랑가를 부르는구나

 

벌과 나비 날기 전 새봄부터

벌과 나비 사라진 늦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씨를 날려

세상에 왔다 간 흔적 남기는

 

이 땅의 민초

불사신이 바로 너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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