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윤석열 대통령의 뚝심”
[백세시대 / 세상읽기] “윤석열 대통령의 뚝심”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3.20 10:36
  • 호수 86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박정희란 이름 앞에 ‘독재자’란 타이틀이 따라붙긴 하지만 나라를 가난에서 구한 위대한 대통령이란 점에서 토를 다는 이는 거의 없다.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존경 받고 능력 있는 대통령으로 꼽히곤 한다. 그런데 과연 박 대통령이 그런 비난을 받지 않고서 오늘날의 대우를 받을 수 있었을까. 세상의 모든 값진 성과에는 상응하는 희생과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9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이 시점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과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찬반 논란이 한창인 일본 강제징용피해자 보상 문제이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과 북핵 공동 대응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들과 다른 결단을 내렸다. 강제징용지원재단을 만들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보상금 지원으로 성장한 포스코, 한국전력 등 우리 기업들이 이 재단에 출자한 60억원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일본 총리와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로써 10년 넘게 막혀 있던 두 나라 관계가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담에서 일본이 어느 정도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일지는 차치하고서라도 피해자들이 유명을 달리하기 전에 보상금을 손에 쥘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려는 대통령의 결심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과거 대통령들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간보고, 눈치보고 하다가 여야 정치인들이 한마디씩 하고, 여론이 비등하면 슬그머니 발을 빼는 행태를 보여 왔다. 특히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에 먼저 화해의 손짓을 보내는 건 굴욕이고, 친일이고, 애국심에 반한 행위라는 식의 호된 비판과 저항에 부딪치곤 했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윤 대통령은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국익에 도움이 되고, 미래 세대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는 일념에서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간 것이다.

노동개혁을 밀어붙이는 모습도 역동적이다. 역대 정권은-좌파가 됐던 우파가 됐던-하나같이 노동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집권 초기에 바로 두 손을 들었다. 노조가 광화문, 서울시청, 서울역 도로를 막고 시위를 해대면 ‘앗 뜨거워라’ 하면서 바로 꼬리를 내렸다. 문재인 정부는 거기에 더해 민노총·한노총  양대 노조의 비리와 불법 시위에 들러리 서기까지 했다.  

윤석열 정부는 노조의 거친 반발에 물러서지 않고 공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했다. 파업에 대해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고, 그 말을 듣지 않으면 면허를 박탈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화물연대는 아무런 조건 없이 파업을 철회했다. 그뿐이 아니다. 노조의 회계장부 전부 다 가져오라 하고, 앞으로 투명한 회계 없이는 정부 지원도 없다고 선언했다. 종전의 정부 대처에 익숙해 있던 노조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맘 놓고 있다가 강경한 대응에 당황하고 갈팡질팡했다.  

윤 대통령은 ‘친윤’을 중심으로 한 당 결집에도 성공했다. 그동안 국민의힘 내부는 이준석·유승민 등의 해당 행위로 갈등과 분열을 겪었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는 당 대표란 사실을 망각한 채 대통령에 맞서 가처분신청을 네 차례나 냈던 인물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당 대표 선거에서 김기현 후보를 대놓고 밀었고, 그에 맞서는 후보 정치인들은 싹부터 잘라버렸다. 만약 대통령이 자기 의지를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흔들렸다면 지금쯤 당은 선거 후폭풍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런 점에선 과거 박정희 정권이 연상된다. 10월 유신 하에서 국회를 해산하고, 마음에 안 드는 국회의원을 불러다 린치를 가하기도 했다. 물론 그 수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정치권과 여론은 대통령실이 선거 간섭 한다고 비난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금껏 다 잘했다는 말은 아니다. 청와대 기습 이전, ‘바이든 날리면’ 사태, 검사 출신 전 방위 인사 등은 독선·비상식적 국정 운영이란 소리를 듣는다. 그렇지만 역대 대통령들이 국민 눈치 보느라 회피해온 해묵은 현안을 과감하게 처리해나가는 뚝심과 결단만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