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음주·흡연 잦은 남성이 여성보다 위암 발병 2배 많아
위암, 음주·흡연 잦은 남성이 여성보다 위암 발병 2배 많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3.20 14:23
  • 호수 8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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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의 증상과 치료법

짜고 맵게 먹는 식생활도 주원인… 체중 감소·오심·출혈 있으면 위험

암 진행정도에 따라 수술법 달라져… 조기 발견 땐 내시경 수술로 치료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위암은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고, 잦은 음주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다. 환자가 느끼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고 소화불량 등 가벼운 질환으로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위암 환자는 남자 1만7869명, 여자 8793명이 발생해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2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이유는 음주와 흡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혼밥, 혼술을 즐기고 배달 음식, 간편식을 자주 섭취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림=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위암의 종류와 원인

위암은 위벽의 점막층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보통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말기위암)으로 나뉘는데 조기 위암은 암이 위의 점막층 또는 점막 아래층까지만 파고 들어간 경우를 말한다.

반면, 진행성 위암은 점막 아래층을 지나 근육층 이상을 뚫고 들어간 경우를 말하는데 이 경우 암이 위에만 국한되지 않고 림프절을 따라 위 주변 장기인 간, 췌장, 식도 등으로 퍼져나가거나 혈관을 따라 간·폐‧복막 등 멀리 떨어져 있는 장기까지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위암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오랜 연구와 임상자료를 통해 위암을 유발하기 쉬운 몇 가지 위험인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짜고 맵게 먹는 식생활이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약 80% 이상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균으로 인해 위암 발생이 3~6배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위암의 증상과 진단

조기 위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식후 팽만감, 식욕부진 등이 있지만 급·만성 위염이나 위궤양 등의 증세와 유사해 대수롭지 않은 소화불량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위암으로 인해 체중 감소, 복통, 오심, 구토, 식욕감퇴, 연하 곤란, 위장관 출혈 등이 발생했다면 이미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돼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위암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빨리 찾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위내시경검사, 상부위장관촬영술,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실시해야 한다. 위내시경 검사는 조직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암세포를 발견하면 확진이 된다. 암이 여타 장기로 전이됐는지 여부는 CT를 통해 알 수 있다.

최성일 교수는 “40세 이후에는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만큼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면서 “특히,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거나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위내시경을 꼭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위암의 치료

위암이 발병했다면 그 진행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수술법이 적용된다. 조기 위암 중 크기가 작고 분화도가 좋으며 림프샘 전이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내시경 점막하박리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내시경 치료 기준을 넘어선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은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조기 위암은 최소 침습수술을 통한 제한적 수술이 행해지며, 진행성 위암은 그에 맞추어 광범위한 확대 수술과 강력한 항암제 치료가 병행되는 방식이다.

진행성 위암은 복강경, 로봇을 통한 근치적 절제술이 가장 많이 시행된다. 병이 있는 부위를 완전히 제거하고, 안전한 절제역의 확보, 전이 가능성이 있는 종양주위 림프샘을 일괄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진행성 위암은 넓은 범위를 정밀하게 절제해야 하므로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진행성 위암도 복강경 및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환자 복부에 5~10mm 정도의 구멍을 2~3개 낸 뒤, 카메라가 장착된 내시경 수술 도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개복수술보다 상처 부위가 작아 주변 조직에 손상을 거의 주지 않고 염증 발생률이 낮다. 수술 후 생기는 장 유착이나 폐쇄 가능성이 감소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일상생활로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   

이밖에도 항암제를 이용한 ‘화학요법’과 인체의 면역을 증강시킴으로써 암의 성장을 억제시켜 치료하는 ‘면역요법’, 방사선을 암 조직에 조사하여 치료하는 ‘방사선 요법’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화학요법은 암 성장을 억제하는 항암제를 복용하는 치료다. 주로 수술적 치료 후 재발을 방지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최 교수는 “젊을수록 안심은 절대 금물이다.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위암은 전이가 빠른 진행성 위암이 상대적으로 많아, 빨리 퍼지고 치료도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진행성 위암은 위내시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 암이 공격적이고 퍼져나가는 성질로 인해 위암 주변 림프샘 등 여러 기관에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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