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마산지회 소속 도시·숲하모니카봉사단 “아흔 노인과 초등생의 합주…눈물 났어요”
경남 창원시마산지회 소속 도시·숲하모니카봉사단 “아흔 노인과 초등생의 합주…눈물 났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3.20 14:38
  • 호수 8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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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마산지회 소속 도시·숲하모니카봉사단원들이 주간보호센터에서 연주 봉사를 하고 있다.
창원시마산지회 소속 도시·숲하모니카봉사단원들이 주간보호센터에서 연주 봉사를 하고 있다.

노인·초등생들에 하모니카 가르치고, 노인회 행사에 공연

배미숙 경로부장 15개 봉사단 관리 잘 해 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아흔 넘은 어르신과 초등학생이 어울려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도시·숲하모니카봉사단 단장을 지낸 이경은(71) 부단장이 지난 수년간 봉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이렇게 떠올렸다. 3년 전 대한노인회 창원시마산지회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부단장은 “우리 봉사단의 특징 중 하나가 악기를 통한 1·3세대 소통”이라며 “음악은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가 되는 가장 좋은 화합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부단장은 연주 경력이 10년 이상으로 소지 중인 하모니카가 10개 이상이라고 한다.

도시·숲하모니카봉사단은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마산지회(지회장 김구수) 소속으로 2018년에 창단됐다. 60대 후반부터 80대 중반의 남녀 단원 20명으로 구성됐다. 단원들은 과거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실시하는 하모니카교실을 다녔던 이들로, 전부터 봉사활동을 해오던 중 마산지회의 제안으로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단이 됐다.

김창대(78) 단장은 “하모니카는 접근하기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데다 휴대도 간편해 나이 들어 많이들 배우는 악기 중 하나”라며 “들숨과 날숨을 통해 소리를 내는 관계로 폐활량 등 건강에 크게 도움 된다”고 말했다. 7세 때부터 하모니카를 배웠다는 김 단원은 공무원 출신으로, 퇴직 후 고향에 내려와 하모니카 동호인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봉사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 두 곳 등 복지시설에서 하모니카를 가르치며 노인회의 각종 행사에서 공연 봉사를 해오고 있다. 아이들 대상으로는 ‘클레멘타인’, ‘고향의 봄’, ‘오빠생각’ 같은 곡을, 노인 대상으로는 ‘아빠의 청춘’, ‘목포의 눈물’, ‘아 목동아 ’같은 곡을 가르친다. 

남을 가르치는 한편으로 자신들의 실력을 쌓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오동동에 위치한 교육장에 모여 김 단장으로부터 기량을 닦는다. 

단원들은 아이들과 어울려 공연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춘자 단원(83)은 “어르신 900여명이 모인 22회 노인의 날 기념식 식전 행사에서 공연했다”며 “그날 함께 무대에 오른 한 초등학생이 객석을 바라보며 ‘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너무 많다, 떨린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웃었다.

하모니카를 불고 나서 건강이 좋아졌다는 단원도 있다. 최현순(72) 단원은 “한쪽 팔과 다리가 불편한 80대 어르신이 봉사단에서 하모니카를 배운 뒤로 ‘하모니카 덕분에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배미숙 창원시마산지회 경로부장은 도시·숲하모니카봉사단 등 지회 산하 15개 봉사단 관리를 성실히 수행한 공로로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구수 창원시마산지회장은 “코로나 사태 때 공연이 불가능해지자 봉사단 어르신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주먹밥 200개를 만들어 아동센터와 지역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며 “어르신들의 봉사가 아름다운 세상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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