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원 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장 “고령화·저출산 같이 고민하고, 자생력 갖춘 노인회 돼야”
장동원 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장 “고령화·저출산 같이 고민하고, 자생력 갖춘 노인회 돼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5.15 10:15
  • 호수 8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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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활동비 인상, 노인회관 신축 등 취임 1년 안에 해결 “보람”

68세 최연소 지회장… “막내 동생의 심정으로 어르신들 보살펴드리겠다”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주요 공약이었던 경로당 회장님들 활동비 인상, 그리고 숙원사업인 노인회관 마련 등을 해결했다.”

5월 9일, 장동원(68) 대한노인회 경기 가평군지회장에게 ‘어떤 일들을 했는지’ 라고 묻자 이 같이 대답하면서 “운 좋게도 걱정했던 것들이 수월하게 풀렸다”고도 말했다.

경기 가평 군민은 6만3000여명, 노인 인구는 1만8000여명(28.7%)에 달해 초고령사회에 속한다. 가평군지회에는 6개 읍‧면 분회, 경로당 166개, 회원 8000여명이 있다. 장동원 가평군지회장은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후 국방부 인권상담관, 노인주간보호센터장 등을 지냈다. 경희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가평군지회 사무국장(6년)을 거쳐 지난 2022년 4월에 가평군지회장에 취임했다. 보국훈장 삼일장, 장관급 표창 등을 10회 이상 수상했다. 

-회장 활동비를 전부터 지급했는가 보다.

“우리가 2014년부터 경로당 회장님께 활동비(5만원)를 드렸다. 전국에서 가장 일찍 시작한 것으로 안다. 액수가 현실에 맞지 않아 올해부터 10만원으로 인상했다.”

-어떻게 취임 1년 만에 가능했나.

“많은 군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라 저 혼자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마침 제가 취임할 무렵에 지방선거가 있었다. 군수 후보들에게 이 조항을 공약으로 넣어 꼭 실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군수께서도 공감하시고 당선 후에 적극 협조를 해주신 덕에 가능했다. 운도 따랐다고 할 수 있다(웃음).”

-선거법 저촉으로 일부에선 ‘지역봉사지도원’이란 명목으로 주기도 한다.

“우리도 그런 이유로 경로당활성화사업비에서 지원해준다. 경로당 관리에 사람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수당이다. 물론 일지도 작성한다.” 

-노인회관 마련에도 거액의 예산이 필요한데. 

“이것 역시 군수께서 공약에 넣어 해결해주셨다. 읍내 접근성이 용이한 위치에 있는 토지(1100평)를 20억원에 매입했다. (군수)임기 내에 4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할 예정이다.”

현재 가평군 노인종합복지관이 비좁고 구조도 불편해 노인회관을 새로 지으면서 그 안에 가평군지회가 입주하게 된다고 한다.  

-단독회관 계획은. 

“많은 예산을 들여 노인회관을 지어놓고 활용도가 낮으면 세금 낭비가 될 것이고, 또 젊은 사람들이 그걸 보고 가만히 있겠나. 어차피 노인이 이용하는 시설이니까 복지관을 함께 짓고, 노인회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대한노인회의 기본 입장은 노인회가 노인종합복지관을 수탁·운영하자는 쪽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어려움이 많다. 대부분의 지회가 자격(사회복지사)이나 자본금 면에서 준비가 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 유의해 가평군지회는 비용이 들어가는 복지관 관리는 군에 맡기고, 프로그램 운영 등 실질적으로 노인에게 돌아가는 혜택 등에 관해선 노인회가 이용의 주체로서 운영위원회를 주도해간다는 얘기다. 

-노인대학이 활성화 된 것 같다.

“우리가 역사(1982년 창설)나 운영 실태, 규모에서 전국 상위에 들 것이다. 분교가 4곳이고 대학원이 하나다. 지역이 넓고, 어르신들이 읍내까지 나오기 힘든 점을 고려해 거점이 되는 마을을 선정해 ‘찾아가는 노인대학’(캠퍼스)을 개설했다. 지난 4월, 설악면 엄소리 캠퍼스 입학식엔 가평군수를 비롯해 군의장,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해주고 격려의 말씀도 해주셨다. 노인대학 전담 직원까지 두고 내실 있게 운영 중이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올해 800여개 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다. 노인일자리는 노인의 건강 유지, 사회관계망 지속, 자존감 회복이란 측면에서 긴요하지만 지회 차원에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를 하지 않으면 직원 수가 적고 따라서 조직이 왜소해져 지역에서 목소리를 낼 수도 없고 존재감도 미미해진다. 그런 점에서 일자리를 많이 하는 게 노인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장동원 지회장은 예산을 받아다 배분하는 식의 ‘소모성 일자리’보다는 이윤을 창출하는 ‘생산적 일자리’ 확보를 위해 고민 중이라고 한다. 예컨대 파크골프장에 음료나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는 ‘포차’(포장마차)트럭을 활용해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식이다. 여기엔 초기 투자비가 만만치 않다는 문제가 따른다. 

-3년 전 가평군지회를 방문했을 당시의 경로당 수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경로당 수는 현재로서 충분하다고 본다. 가평군은 인구 밀집도가 낮고 일개 리(里)에 2~3개씩 경로당이 있다. 양적으로는 됐다고 판단되고, 질적으로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내부 환경을 단계적으로 개선 중이다.”

장 지회장은 이어 “많은 수의 경로당이 30년 전에 지어진 건물들로 문턱은 높고 화장실은 비좁고 손잡이 같은 안전시설이 미흡하다. 특히 화장실에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또 어르신들이 많이 쓰는 ‘유모차’를 세워둘 공간도 부족하고, 현관 앞 계단도 걸림돌이다. 이런 전반적인 것을 손봐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회원 수는 늘고 있는지.  

“그 부분은 읍·면 단위 종합복지관 활성화로 해결된다고 본다. 경로당에 부모, 자식이 같이 앉아있을 수도 없고, 제한된 공간에 사람만 자꾸 늘릴 수도 없다. 종합복지관이 ‘젊은 노인’의 취향에 맞는 여가 프로그램을 갖춰놓고 그들을 흡수하고, 윗세대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나가면 된다.”

장동원 지회장은 “직원들 처우가 개선되면 노인회 각종 사업에 대한 성과도 더 높아질 것”이라며 “가평군수께 직원들 처우개선을 요청해 내년에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68세라면 최연소 노인회장이다. 처신에 어려움은 없는지.

“그런 건 없다. 어렸을 때는 형이 동생을 보살피고, 나이 들어선 동생이 형을 돌보지 않나. ‘막내 동생의 심정으로 어르신들을 모시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장동원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들의 지혜와 경륜이 소중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인터넷, SNS가 발달돼 젊은 세대가 노인을 짐처럼 여긴다”며 “자꾸 달라고만 하면서 노인 문제에만 매달리지 말고, 자생력을 기르고,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 전반적인 현안에 대해 해결책을 같이 고민하는 등 어른단체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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