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머니의 원추리
[시] 어머니의 원추리
  • 박민순 시인
  • 승인 2023.05.15 11:00
  • 호수 8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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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원추리

박민순 시인
박민순 시인

거친 땅속 깊숙이 뿌리 내리고

아득한 하늘 우러러보며

한 줄기 햇살에도

팽이 돌듯 서 있던 당신

잊지 못할 지난날의 기억들이

눈물 속에 아른거립니다

 

밤낮으로 키를 세우며

가는 대궁 끝에

들불처럼 타오르는 여린 꽃잎

밖으로만 떠돌던 그런 날에도

당신은 나를 기다리는

웅숭깊은 우물가에 핀 꽃나무였습니다

 

어머니! 내게 그랬듯이 평생 갚아도

다 못 달랠 당신의 설움

산그늘 홀로 지키며

두 손 모아 켜든 촛불처럼

바람도 긴 꼬리 사리는

밤에는 더 잘 보이는 어머니의 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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