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이후 50~60대에 발병 위험 매우 높은 난소암의 증상과 치료
폐경 이후 50~60대에 발병 위험 매우 높은 난소암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5.15 15:08
  • 호수 8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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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서 진단… ‘브라카 유전자 변이’ 등이 원인

통증·출혈·복부 팽창 등 나타나 … 악성종양 땐 난관 등 절제 수술 필요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난소는 자궁의 좌우에 각각 1개씩 존재하는 여성의 생식기관으로, 남성의 고환과 발생학적으로 동일한 기관이다. 난자를 만들고 보관하며 방출(배란)하는 기능을 하며, 난소 안에서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여포를 성숙시키고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 등의 성호르몬을 분비한다.

난소암은 말 그대로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난소 표면의 상피 세포에서 발생하는 난소상피암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난소암 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환자는 1만8115명(2016년)에서 2만4134명(2019년)으로 3년간 33.2%나 늘었다. 

송희경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 이상으로 올라가지만,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실제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복강 내에 암이 상당히 퍼진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고 이 경우 5년 생존율이 44%로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난소암의 원인과 종류

난소암의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하게 알려지진 않았다. 다만,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BRCA) 변이’가 있는 경우 유방암뿐 아니라 난소암 발생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인 ‘린치증후군’이 있는 경우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난소 종양은 기능성 낭종, 기형종 등 ‘양성종양’과 난소암인 ‘악성종양’, 양성과 악성의 중간인 ‘경계성 종양’ 등을 포함한다. 다행히 청소년기와 가임기 연령에서 나타나는 난소 종양은 대부분이 양성이다. 

이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물혹으로 불리는 ‘기능성 낭종’이다. 기능성 낭종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는데, 생리 주기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로 3~6개월 안에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치료를 받은 다음 재발 가능성 역시 낮은 편이다.

반면,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난소 종양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폐경 이후 발생하는 난소 종양은 악성인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폐경 이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난소암은 난소에 발병하는 암이기 때문에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는 폐경 이후에는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폐경 이후에 난소암의 발생확률은 훨씬 증가한다. 

실제로 2019년 난소암 신규환자 중 폐경 이후인 50대와 60대 난소암 환자 수는 전체의 49%를 차지해 전체 난소암 환자 중 절반 이상이 폐경 이후에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난소암의 여러 위험인자 중 연령증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젊은 여성의 경우에도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희박하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20대의 비교적 젊은 여성에게서도 발병률이 늘어나는 추세다. 

◇난소암의 진단과 증상

난소 종양은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난소 종양이 발견된 경우 환자의 나이, 증상, 가족력, 영상 소견과 암수치(종양표지자 검사)를 바탕으로 감별 진단을 시행한다. 

양성종양이라도 크기가 5㎝ 이상으로 커지거나 종양표지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을 땐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와 함께 수술을 고려한다.

난소암의 초기 증상은 거의 없거나 경미해 진단이 힘든 편이다. 초기 진단되는 경우는 산부인과 검진 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후 난소암이 진행하면서 통증,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이 나타나고, 이외에 막연한 위장 장애, 복부 이상감, 소화 장애, 위장 불안, 가벼운 식욕감퇴, 월경 전 긴장, 심한 유방 팽창, 월경과다, 기능성 출혈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난소암으로 진단하기 쉽지 않다.

◇난소암의 치료

난소암은 대부분 수술을 통해 병기를 설정한 뒤 이후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최종 조직검사는 수술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난소가 복강 안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난소암의 수술적 치료는 자궁 양쪽 난소 난관, 림프절 등을 절제하고, 그 밖에 보이는 암종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 기본이다. 최근에는 유전자 변이 여부에 따라 표적치료제를 복용하는 요법을 유지하기도 하며, 전이 등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른 장기도 함께 제거하는 경우가 있다. 송 교수는 “파프(PARP)억제제라고 불리는 표적치료제가 브라카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의 유지 치료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고, 건강보험 급여도 적용받고 있어 난소암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파프억제제 치료 후 재발된 경우 현재 화학적 항암제에 더 저항성이 많다는 연구도 있는 만큼 전문의와 상의 후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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