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지회 소속 순천만흑두루미봉사단 “갯벌이 살아야 철새도 많이 날아와”
전남 순천시지회 소속 순천만흑두루미봉사단 “갯벌이 살아야 철새도 많이 날아와”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5.15 15:13
  • 호수 8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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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흑두루미봉사단원들이 순천만갈대열차 승강장에서 휴지도 줍고, 열차를 타고내리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돌봐주기도 한다.
순천만흑두루미봉사단원들이 순천만갈대열차 승강장에서 휴지도 줍고, 열차를 타고내리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돌봐주기도 한다.

순천만습지 및 대대포선착장 주변 환경정화 

2022년 자원봉사대축제서 대한노인회장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우리나라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들 만큼 자연 생태적 가치가 크다. 그중에서도 순천만습지는 규모도 크고, 보존도 잘 돼 있다. 순천만습지는 5.4㎢(160만 평)의 빽빽한 갈대밭과 22.6㎢(690만 평)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갈대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 순천만습지의 명물 중 하나가 흑두루미이다. 이들은 순천만 갯벌에 사는 칠게, 짱뚱어, 조개 등을 잡아먹으며 겨울을 나고 시베리아로 떠난다. 

순천만습지와 흑두루미 등 철새를 보존·보호하는 어르신들이 순천만흑두루미봉사단(단장 서래원·76)이다. 이 봉사단은 2021년 3월에 대한노인회 전남 순천시지회(지회장 김영수)의 제안으로 조직됐다. 경로당 회장들과 회원 등 남녀 단원 25명의 평균 연령은 70대이다.  

서래원 단장은 “천연기념물(제228호)인 흑두루미와 소중한 갯벌을 잘 보존해 후손에 물려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봉사단을 조직했다”며 “갯벌이 건강하게 살아 있어야 철새들이 많이 날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겨울의 경우 흑두루미의 최대 월동지인 일본 가고시마현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순천만으로 1만여 마리의 흑두루미가 날아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서 단장은 도사동분회장이면서 신풍경로당 회장이기도 하다. 도사동분회에는 총 44개 경로당, 회원 1500여명이 있다.

흑두루미봉사단은 한 달에 두 번, 순천만습지와 대대포선착장 일대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유람선 선착장에서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배를 타고내리는 일을 도와준다. 그리고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말벗도 하며 집안청소를 대신해주기도 한다. 

이 봉사단의 최고 연장자인 정주현(82) 단원은 “갈대숲 사이로 난 데크와 꽃동산, 순천만갈대열차 승강장 등에 버려진 휴지, 음료수통 등을 수거한다”며 “특히 비가 온 다음날에는 쓰레기가 한 곳에 몰리기 때문에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봉사 이후의 삶에 변화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얼굴을 모르던 이웃과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됐고, 무료했던 일상이 보람과 자부심으로 가득 찬 하루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기주 단원은 “자원봉사 조끼를 입는 순간 협동심도 생기고, 우리 나이에도 마을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느낀다”며 “순천의 최대 행사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다시 찾고 싶은 순천만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서 단장은 “봉사 기간도 짧고 그다지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 큰 상을 받아 단원들이 다들 좋아했다”며 “수상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김영수 순천시지회장은 “흑두루미봉사단 어르신들은 순천만습지의 보존과 철새 보호에 누구보다 노인이 앞장 서야 한다는 일념을 갖고 열정적으로 봉사를 해 젊은 세대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노인회 위상 제고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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