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부터 사실상 엔데믹…“경로당의 소중함 새삼 일깨운 코로나19”
6월 1일부터 사실상 엔데믹…“경로당의 소중함 새삼 일깨운 코로나19”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5.30 08:52
  • 호수 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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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5개월만에 완전한 일상회복 시작

 

6월 1일부터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노인회에서도 경로당 활성화 및 회원 배가 운동에 다시 전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지회의 한 경로당에서 원예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6월 1일부터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노인회에서도 경로당 활성화 및 회원 배가 운동에 다시 전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지회의 한 경로당에서 원예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마스크 착용 일상화, 생활방역 정착… 비대면 진료 도입 등 큰 변화도

“경로당서 식사하는 행복 다시 누려… 회원 수 배가운동 불 지필 때”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만큼 코로나 이전을 넘어서는 발전된 경로당과 노인회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사실상의 엔데믹을 일주일 앞둔 지난 5월 24일 김두봉 전북연합회장은 코로나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보건당국은 6월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한다고 이미 밝혔다. 이로써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고강도의 확진자 격리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방역 규제가 대부분 사라지며 3년 5개월 만에 팬데믹이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번 조치로 마지막 규제로 남아있던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는 5일 권고로 전환된다. 당초 격리 의무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낮아지는 일상회복 2단계 조정 때 해제할 예정이었으나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앞당겼다.

또 마스크 착용 의무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을 빼곤 동네 의원과 약국 등은 모두 권고로 전환된다. 다만 코로나19 의료대응체계와 치료비 지원은 일단 유지된다. 백신 접종은 누구나 무료로 가능하고, 치료제도 무상공급된다. 전체 입원환자에 대한 치료비와 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 등 일부 격리지원도 당분간 계속된다. 

방역 규제가 풀렸다고 해서 위험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매주 1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 역시 추가 감염을 우려해 어르신 등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경로당 폐쇄‧개방 반복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에 큰 시련을 안긴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 미상의 집단 폐렴이 발생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새해에 대한 기대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공포감으로 바뀌었다. 2020년 설 연휴 직후 코로나는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이때부터 웃지 못할 진기한 현상이 연달아 발생한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러 약국 앞에서 길게 줄을 늘어서는 풍경도 생겨났다. 사재기 현상이 심화되면서 마스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마스크 수요가 늘자 3월부터는 마스크 5부제까지 등장해 3개월 가까이 유지됐다. 마스크 착용은 2020년 10월 의무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단계를 오르내리며 강화와 완화를 반복했다.

첫 환자 발생 직후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는 ‘주의’로 상향했고, 이어 2월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라갔다. 2월 29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언하면서 이후 집단감염 위험시설 운영제한 조치 등으로 점차 강화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어르신들이다. 특히 경로당 이용이 제한되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전국의 경로당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하며 코로나와 기약 없는 싸움이 시작됐고 갈 곳 잃은 어르신들은 거리로 내몰렸다. 경로당 인근에 개방된 놀이터, 정자에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였고 심지어 경로당 인근 골목길에서 담소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무더위가 극심해진 8월 시간과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잠시 열기도 했지만 7차례나 대유행이 반복되면서 경로당 역시 폐쇄‧개방이 반복됐다. 또 경로당 회장과 사무장은 무급으로 방역책임자라는 막중한 업무를 떠안기도 했다. 정신종 제주시 연수경로당 회장은 “경로당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코로나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증)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21년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2021년 2월 의료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는데 그해 여름 거센 확산세가 이어지자 2021년 7월 수도권에서부터 최고 단계인 4단계에 진입했다.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의 모임은 금지되고, 1인 시위 이외의 집회와 행사는 전면 금지됐다. 결혼식과 장례식엔 친족만 참석할 수 있었다. 같은해 11월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를 전환하고 방역패스를 도입하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12월 1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첫 발생과 함께 유행이 다시 확산하면서 일상회복에도 제동이 걸렸다.

오미크론 대유행은 역설적으로 엔데믹의 길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2022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도 1급에서 2급으로 낮췄다. 

마스크 착용 의무도 지난해 5월 실외 일부 공간을 시작으로 점차 해제돼 이번에 완전히 사라졌다. 이 시기에 맞춰 경로당도 시간‧인원 제한 없는 개방과 함께 프로그램 운영 등 일상회복에 나서게 됐다.

◇코로나가 부른 변화 ‘비대면 진료’

코로나19는 우리나라 시스템과 경로당 문화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것이 마스크의 생활화와 방역에 대한 태도 변화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한 감기 같은 전파력이 있는 병에 걸리면 마스크를 쓰고 자주 손을 씻는 것이 생활화됐다.

코로나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도 6월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지속될 전망이다. 비대면 진료는 그간 코로나 위기 ‘심각’ 단계에 한해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정부는 입법 공백으로 인해 비대면 진료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불법행위자가 되지 않도록, 위기 단계 하향 시점에 맞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시행한다는 대책을 마련했다.

지금까진 초진과 재진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었지만 6월부터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동일한 질환에 대해 진료한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 위주로 허용된다.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자는 1년 이내, 기타 질환자는 30일 이내에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또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확진 환자를 비롯해, 섬 등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 그리고 65세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 중 거동불편자의 경우 대면 진료 경험이 없어도 이용이 가능하다.

노인회에서도 엔데믹에 발맞춰 침체된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근식 강원 정선군지회장은 “올해부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경로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 규제까지 사라진 만큼 이제는 회원수 배가, 이용 활성화 등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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