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여행 중에도 예방약 복용해야… 황열 출국 10일 전까지 접종을
콜레라 2회 접종 시 면역력 2년 유지… 일본뇌염 동남아 여행자 접종 필수
매년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할인 항공권을 비롯해 여행지 맛집과 관광정보를 알아보는 이들이 늘어나지만, 정작 감염병에 대해 준비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해외여행을 저렴하고 즐겁게 보내려는 노력보다 더 중요하게 챙겨야 할 게 바로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여행이다.
사전에 준비 없이 외국 나들이를 다녀올 경우 각종 감염병에 노출되기 때문에 예방접종은 필수이다. 그러나 최근 유행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와 ‘메르스’ 등의 감염병은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조심할 수밖에 없다. 이에 국가별로 요구되는 예방접종은 무엇이고 언제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지 소개한다.
◇말라리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말라리아 환자는 지난 2013년 445명에서 2014년 638명, 2015년 699명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모기에 물려 걸리는 감염병이다. 잠복기는 보통 2주이지만 1년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며 오한, 발열, 발한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람에 따라서는 빈혈이나 두통이 오는 경우도 있다.
말라리아는 여러 합병증이 동반돼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병이다.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행 전 미리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보건소, 종합병원, 대학병원 감염내과에서 진단 후 처방받을 수 있으며, 약에 따라 여행 1~2주 전에 복용하는 것과 1~2일 전에 복용하는 종류가 있다.
말라리아 예방약에는 대부분의 말라리아 발생국을 방문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메프로퀸’과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의 중미지역과 이집트, 터키, 등의 중동 지역을 여행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클로로퀸’이 있다. 이 두 가지 약은 여행 1~2주 전에 복용해야 한다. 또한 태국 북부, 캄보디아, 파푸아 뉴기니를 갈 때 복용하는 ‘독시사이클린’은 여행 1~2일 전에 복용해야 한다. 예방약은 여행지에서도 계속 복용해야 하며, 여행지역을 벗어난 후에도 4주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위장관 장애, 두통, 현기증, 불면증, 소양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황열
황열은 황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걸리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고열, 두통, 오한, 식욕부진, 황달, 구토, 출혈성 징후와 종종 서맥을 동반하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 국가에서 발생한다.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아르보 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이며 모기에 물렸을 때 모기의 침 속에 있던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와 혈액으로 침투해 질병을 일으킨다.
황열 감염자의 대부분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가벼운 증상만을 보인다. 감염 후 3~6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근육통, 오한, 두통, 식욕상실,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보통 3~4일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후 환자의 15% 정도는 독성기로 접어들게 된다. 독성기의 환자는 열이 다시 발생하며 황달, 복통, 구토 등의 증세가 급격히 나타난다. 또한 눈, 코, 입, 위장관 등에서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급성신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황열 유행지역을 여행할 경우에는 반드시 황열 예방접종을 맞아야 하며,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 접종은 접종 후 10일부터 예방접종 효력이 발생하므로 최소 출국 10일 전에 해야 하며, 한 번 예방접종만으로 평생 면역력이 유지된다.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들은 접종 후 전신이상반응에 따른 위험이 높으므로 의사와 상의 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립검역소, 국제공인예방접종 지정 의료기관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지역별 국제공인예방접종 지정 의료기관은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콜레라
콜레라의 원인은 ‘비브리오 콜레라’라는 세균이며, 감염된 사람의 배설물이나 구토에 의해 감염된 물과 음식물(조리가 덜된 요리나 해산물 등)을 섭취해 발생하는 세균성질환이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남아메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감염은 콜레라 세균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음식물을 섭취해 이뤄진다. 날것 또는 설익은 해산물 특히 최근에는 조개, 새우, 게 등의 어패류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증상은 감염 후 수 시간 내에서 5일 사이에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 중 80%는 비교적 경미한 증상을 보이나, 20%는 심한 설사와 구토로 인한 탈수증이 발생해 갈증, 점막건조, 저혈압,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수시간 내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콜레라 예방접종은 1회 접종 시 6개월간 유효하고 1주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면역력이 2년간 지속되는 만큼 적어도 여행 2주 전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콜레라 감염 고위험지역 여행자들이나 장기 체류자들에게 적극 권장된다.
◇일본뇌염
일본뇌염은 일본뇌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려 전파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대부분 고열, 두통, 발열 등을 동반한 일과성 바이러스혈증 후 회복되지만, 뇌염에 걸린 사람은 경부 경직, 발작·혼수상태를 경험할 수 있다.
일본뇌염은 해열제, 경련조절, 뇌압조절, 수액요법 등 증상에 맞춰 치료하는 대증치료 외엔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최선이다. 특히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일본뇌염 유행국가인 만큼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방접종을 미리 맞는 것이 좋다.
일본뇌염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성인도 접종이 가능한 생백신이 허가된 만큼 단 1회 접종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과거 일본뇌염 예방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에 대해 최소 출국 2주전까지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