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위 타고 땀 많이 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증상과 치료
유난히 더위 타고 땀 많이 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6.26 15:43
  • 호수 8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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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의 경우, 갑상선의 비대로 목이 불룩하게 튀어 나오며, 땀을 많이 흘리고 손발 떨림, 우울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의 경우, 갑상선의 비대로 목이 불룩하게 튀어 나오며, 땀을 많이 흘리고 손발 떨림, 우울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갑상선에서 호르몬 과도하게 분비… 필요 이상으로 신체 에너지 발생

체중 감소하고 우울증 생기기도 … 항갑상선제·동위원소 치료로 호전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세 자녀를 둔 가정주부 L씨(51)는 지난 봄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이유 없이 불안한 증세가 있었으나 그저 갱년기 증상이려니 하며 지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며 가족들에게도 괜히 신경질을 내는 일이 많아졌다. 급기야 체중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해 심각성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진단받았다.

갑상선이란 무게 20g 내외의 목 앞 중앙 부위 아래에 위치해 있는 기관을 말한다. 방패 또는 나비 모양을 하고 있는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혈액으로 내보내 심장 운동, 위장관 운동, 그리고 체온 유지 등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함으로써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도록 해준다. 태아나 소아의 경우 두뇌 발달과 성장에도 관여한다. 

갑상선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염증 혹은 갑상선호르몬을 만들도록 하는 신호의 감소에 의해 적절한 갑상선호르몬을 생산하지 못해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한 것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고 한다.

이문규 의정부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중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의 과다분비로 우리 몸의 대사속도가 빨라지는 질환”이라며 “우리 몸이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남는 에너지는 열의 형태로 발산돼 환자는 유난히 더위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원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대부분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다. 이 병은 체내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갑상선 일부 구조를 세균으로 생각해 이에 대한 항체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레이브스병이 반드시 유전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 중 갑상선 질환이 있으면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일부 자가면역 질환들은 날이 덥고 햇볕이 강한 여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갑상선 기능 항진증도 여름에는 재발 혹은 악화되기 쉬우며 발병 또한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항진증은 비교적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전과는 달리 땀이 많이 나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등 증상이 의심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이문규 의정부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고 유난히 더위를 못 참는 경향이 있다”면서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사람도 여름이 되면서 너무 더위를 탄다고 병원을 찾아와 병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증상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는 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짐에 따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서 빠르게 지치고 체중이 빠진다.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는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안구 돌출 증상도 발견할 수 있으며 대장 운동이 항진돼 배변 횟수가 증가하며 때로는 설사를 하기도 한다.

또한 더위를 참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땀을 많이 흘리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발 떨림, 다리 풀림, 극심한 피로감, 화를 못 참는 증상 등이 발생하게 된다. 

손톱이 잘 부러지고 때로는 조갑박리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언덕이나 계단을 오를 때 평소보다 심하게 숨이 차고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안해져 흥분을 잘 하고 주위 사람들과 다투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우울증 또는 공격성을 보인다”며 “갑상선이 비대해져 목이 불룩하게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갑성선 기능 항진증의 치료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진단되면 질환의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지만 우선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항갑상선제를 매일 복용하면 1~2개월 후에는 증상이 호전되고 평상시의 운동능력과 체중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심한 경우, 각막 장애나 시신경 장애가 유발될 수 있고, 부정맥이나 심부전 등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부작용이 발생해 약제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약제의 효능이 떨어졌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나 동위원소(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는 방사성 요오드 약제를 복용하는 치료법으로, 갑상선으로 흡수된 요오드 약제는 세포를 파괴해 호르몬을 더이상 생성·분비되지 않게 한다. 

갑상선 절제술은 말 그대로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갑상선 기능을 되돌릴 수 없는 경우 △갑상선이 굉장히 비대해진 경우 △빠르게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차단해야 하는 경우 등에 시행한다.

이 교수는 “수술은 과거에 많이 시행되었으나 최근 약물요법이나 동위원소 치료법이 도입되고 그 안전성이나 효과 등이 우수해 갑상선이 매우 커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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