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부산 중구지회 소속 맛깔자원봉사단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해 정성껏 반찬 만들어요”
대한노인회 부산 중구지회 소속 맛깔자원봉사단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해 정성껏 반찬 만들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7.03 15:16
  • 호수 87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 중구지회 소속의 맛깔자원봉사단원들이 경로당에서 홀몸 어르신들에게 전해줄 반찬을 반찬통에 담고 있다.
부산 중구지회 소속의 맛깔자원봉사단원들이 경로당에서 홀몸 어르신들에게 전해줄 반찬을 반찬통에 담고 있다.

홀몸 어르신에 반찬 배달 및 경로당 주변 정화 

2022년 자원봉사대축제서 대한노인회장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반찬 없이 라면에 밥 말아 드시던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이세요.”

부산 중구 영주동에서 맛깔자원봉사단의 한 사람으로 반찬봉사를 하고 있는 사공분자(74·충효원로의집)단원의 말이다. 사공 단원은 “홀몸 어르신들은 일 년에 한 번씩 지원해주는 김장김치 한 박스 외에는 반찬을 구하지 못해 늘 반찬 없이 식사를 한다”며 “반찬을 만들어 전해드렸더니 카톡을 일부러 배워 저에게 ‘맛있는 반찬 잘 먹었다’,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주시더라”고 덧붙였다. 사공 단원은 중구 자원봉사센터에서 20여년 반찬봉사 등을 해온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노인회 부산 중구지회 소속의 맛깔자원봉사단(단장 이판돌·88·충효원로의집 회장)은 2022년 3월, 충효원로의집(경로당) 회원 20명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68~92세의 남녀 단원 20명이 식재료를 구입해 반찬을 조리한 다음 수혜자의 집으로 직접 배달까지 한다. 

봉사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이철건(76) 단원은 “경로당 회원 40여명 중 비교적 건강한 분들이 맛깔봉사단원으로 활동 중”이라며 “관내 50여 가구의 홀몸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두 번 반찬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홀몸 어르신 안부를 확인하고, 병원에 가는 것을 도와주거나, 집안 청소를 해주기도 한다. 코로나 사태 때는 경로당 주변 환경정화를 하기도 했다. 부산 중구지회는 특이하게 경로당을 ‘원로의집’으로 부르고 있다. 

금현자·남순희·이동순 단원은 “지난 6월에는 15일과 22일에 반찬봉사를 했다”며 “버스를 타고 자갈치시장에 가서 재료를 사다 멸치볶음. 배추겉절이, 잡채, 국 등 4가지 반찬을 만들어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드렸다”고 말했다.

봉사단원 대부분이 주부들인지라 반찬 만드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하선봉 단원은 “한두 시간 내에 조리를 한 다음 점심식사 전에 댁으로 배달까지 끝낸다”며 “홀몸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실 걸 상상하면서 재밌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금연 단원은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 청결한 환경에서 조리한다”며 “특히 어르신들의 영양 상태를 고려해 고단백 위주로 메뉴선정을 한다”고 말했다.  

홀몸 어르신들도 봉사단이 반찬 가져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한 어르신은 “단원들이 전해주는 반찬에는 정성과 사랑이 느껴지고, 맛도 최고”라며 “일주일 내내 냉장고에 두고 먹을 수 있을 만큼 양도 많이 줘 좋다”며 웃었다.

홀몸 어르신들은 빈 반찬통을 깨끗하게 씻어 단원들에게 전달해 단원들의 설거지 수고를 덜어주기도 한다. 맛깔자원봉사단은 이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대한노인회장상을 수상했다. 

이판돌 봉사단장은 “주부들이 늘 하던 일을 했을 뿐인데 큰상을 주셔서 모두가 행복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더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성순 부산 중구지회장은 “맛깔자원봉사단 어르신 대부분이 봉사가 몸에 배여 힘든 일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열정적으로 봉사에 임한다”며 “중구 노인회의 위상을 높여주는 자랑스런 분들”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