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
안개 덮인 새벽
시골 버스정류장 옆 풀숲에서
세 잎, 네 잎 자라난 토끼풀
오래 전, 아름답게 살자던 언약
책갈피에 눌려 편지지에 붙인 사연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되었지만
꽃반지, 꽃팔찌는 불도장(火印)처럼
가운뎃손가락에, 손목에 추억으로 남아
오늘도 가슴을 덥혀주는데
세상사에 이지러지고
빗장 걸려 있는 내 마음에
행복과 행운을 전해주던 토끼풀
안개 자욱한
아침을 헤치고 오는
버스의 안개등 불빛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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