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붕괴참사 광주 화정아이파크 ‘반쪽짜리 철거’ 논란
HDC현대산업개발, 붕괴참사 광주 화정아이파크 ‘반쪽짜리 철거’ 논란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7.18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 철거하고 새롭게 짓겠다더니…주거층만?
철거 작업 시작된 광주 화정아이파크(사진=연합뉴스)
철거 작업 시작된 광주 화정아이파크(사진=연합뉴스)

입주예정자, ‘전면 철거요구 강하게 반발현산 측 재검토'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지난 2022년 1월 붕괴참사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철거 범위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지상층 중 1~3층을 존치하기로 해 ‘반쪽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입주예정자들은 ‘전면 철거’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몽규 HDC 회장은 지난해 5월 4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그동안 화정아이파크가 1층부터 고층까지 전면 철거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산이 지난 11일 언론을 대상으로 연 해체계획 설명회에서 철거 대상이 ‘지상 주거 부분’이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현산은 8개동 1~3층에 대한 구조 안정성과 보수 용이성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지난 13일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해체계획 설명회를 열고 “앞으로 진행될 해체 공사에 대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협의하면서 실행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거 층만 철거 부분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소통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입주예정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설명회는 결국 무산됐다. 설명회에 참여한 한 입주 예정자는 “우리들이 요구한 지상층 전면 철거는 현산에서도 약속한 내용이다”며 “일부 층은 철거하지 않겠다고 하니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반발했다.

현산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구조에 따른 분리해체 방식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일부 층을 존치시키는 것은 ‘불완전한 전면철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붕괴사고 당시 국토교통부의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규용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도 “특정 구조가 철거 대상이 되고 다른 구조는 제외된다는 현산의 입장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무량판 구조라고 해서 튼튼하지 않고, 라멘 구조여서 안전하니 해체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입주예정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에게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어떤 구조라도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자 원칙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상가 층 철거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겠다”며 “빠른 시일 내 검토해 다시 설명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