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양쪽 끝에 LED등 설치로 어르신 보행 사고 줄여
도로 양쪽 끝에 LED등 설치로 어르신 보행 사고 줄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7.21 09:14
  • 호수 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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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어르신 보행 안전 지키기 다각적 노력
경북도에서 어르신들의 야간 보행 안전을 위해 조성한 마실길
경북도에서 어르신들의 야간 보행 안전을 위해 조성한 마실길.

경북도 마실길 조성사업… 울산시 등 파란불 자동연장 시스템 도입

노인회·복지관 등 지자체·경찰서·기업 등과 손잡고 교통안전 교육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7월 16일 경북 포항시에서 80대 노부부가 산책 중에 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부부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안타깝게도 여성 어르신은 세상을 떠나게 됐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펴낸 ‘OECD 회원국 교통사고 비교 보고서’(2020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노인 교통사고 사망 비율은 43.6%로 일본(57.6%)에 이어 두 번째였다. 회원국 평균은 26.5%다. 특히 노인 10만명당 보행 중 사망사고는 7.7명으로 회원국 평균(1.9명)보다 4배 많았다.

이처럼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전국의 지자체와 경찰서가 노인회와 손을 잡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해 사고 예방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북도와 경북경찰청은 ‘마실길(마을 앞 실버안전길)’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실길’ 조성사업은 마을 앞을 지나는 도로의 양쪽 가장자리 차선에 LED램프로 빛을 내는 표지병을 4~5m 간격으로 설치하는 사업이다. 

경북경찰청이 지난해 마을 주변을 달리는 운전자들의 주의를 높이고 잘 보일 수 있도록 하여 야간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할 목적으로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행안부 ‘지역맞춤형 자치경찰 주민체감 사업’ 공모에 선정, 특별교부세 1억원을 지원받아 상주시 등 10개 마을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결과, 어르신들의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가 입증됐고 주민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에는 경북도와 함께 도비 6억원, 지방비 15억원을 들여 영주시 안정면 등 17개 시·군 116개 마을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보행 안전을 위한 정책을 지속해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에서 2021년 처음으로 도입했던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도 전국으로 속속 확대되고 있다. 

‘보행신호 자동연장시스템’은 주어진 보행 시간 내에 도로를 건너지 못한 어린이와 노약자·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보행 신호를 자동으로 연장해 주는 보행자 중심의 교통신호 체계다. 

보행자를 알아내는 인공지능(AI) 영상인식 기능을 활용해 교통약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 신호가 바뀌어 위험에 처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허용된 시간 범위(5~10초) 내에서 교통신호 제어기와 통신을 통해 이뤄진다. 

부산, 충북 충주시 등에 이어 올해에는 울산에서도 관련 시스템 도입에 나섰다. 울산시 관계자는 “보행자 중심의 지능형 횡단보도 체계를 통해 교통약자의 보행권을 보호하고 교통사고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인회와 협약을 통해 교육과 홍보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7월 4일 전남 보성군지회(지회장 김충회)가 보성경찰서와 어르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비롯해 올해에만 경기 양주시지회(지회장 이채용), 경남 합천군지회(지회장 이천종) 등이 지역 경찰서와 맞손을 잡았다. 

4월 협약을 맺은 경남 진주시지회(지회장 강고홍)의 경우 노인대학을 중심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7월 13일에는 문산노인대학에서 어르신 110명 대상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은 평소 어르신들의 보행습관이 담긴 영상을 시작으로 어르신들이 특히 더 취약한 보행자 사고와 안전모 미착용 등으로 인한 사고 사례도 함께 시청했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 속 교통사고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는 교육이 이어졌다.

한국노인복지관협회도 현대자동차그룹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어르신 ‘교통안전 베테랑 교실’을 운영한다. 전국 60개 노인복지관에서 운영되는 사업이다. 

교통안전 베테랑 교실은 크게 ‘안전보행교육’과 ‘안전운전교육’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안전보행교육의 경우 4회기에 걸쳐 진행되는데 무단 횡단의 위험성과 횡단보도 안전 보행 방법, 야간 외출 시 밝은색 옷 착용, 건널목 안전 수칙 등을 알려준다. 

또한 보도와 차도가 혼용되는 시장이나 버스 승차장 등 취약지역에서 사고 위험을 피하는 요령과 교통안내소나 교통 관련 시설을 이용하는 방법 등도 안내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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