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충북 오송 인근 미호천교 공사 제방관리 부실 ‘도마 위’
금호건설, 충북 오송 인근 미호천교 공사 제방관리 부실 ‘도마 위’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7.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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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임시 제방 탓에 피해 컸다” 주장
회사 측 “발주처인 행복청의 설계대로 진행됐다”입장 고수
오송지하차도 참사 현장(사진=연합뉴스)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사진=연합뉴스)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태와 관련해 인근 미호천교 공사의 제방 관리가 부실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호천교 양옆의 가설 도로가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시공을 맡은 금호건설의 책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지하차도에서 14명이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오송읍민 재난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제방을 확장하면서 확장 뚝을 사전에 쌓고 배수로를 정비해야 하는 기본을 무시한 대가”라며 “충북도와 청주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금호건설과 협의해 오송읍민에 대한 피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사고 원인으로 집중 호우로 인해 미호천교에 설치됐던 제방이 유실되며 궁평2지하차도에 갑자기 많은 양의 강물이 유입됐다는 점이 지목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미호천교 공사 과정에서 기존의 제방은 헐린 상태였고, 집중호우 소식 이후 금호건설 관계자 등이 급하게 임시 제방을 세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미호천교 공사 설계 단계부터 제방의 높이 등이 고려되지 않았고, 이번 집중 호우를 버텨낼 수 없는 수준의 낮고 좁은 임시 제방 조치는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행복청은 지난 2017년 10월 오송~청주(2구간) 도로 확장 사업을 준비하고 조달청에 공사 발주를 의뢰했다. 도로 확장 사업은 사고 발생 지역인 궁평리부터 강내면까지 1㎞ 길이의 도로를 기존 4차선에서 6차로로 확장하는 내용이다. 해당 사업엔 미호천교를 확장·신설하는 계획도 포함돼있다.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행복청이 수립한 공사 계획에 따라 2021년 11월 기존 제방을 허물고 그 자리에 임시 제방을 올렸다. 새로운 교각을 설치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였다는 게 금호건설의 설명이다.

제방관리 논란과 관련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행복청의 발표대로”라며 “발주처인 행복청의 설계대로 진행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임시제방은 우기에 맞춰 지난 6월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만들었다”며 “지난해 6월에도 똑같이 임시제방을 쌓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발생 당일 급하게 제방을 쌓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유례없는 폭우로 월류가 우려돼 보강작업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오송 지하차도 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24일 관계기관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앞으로 관련자들을 소환하는 등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된 관계기관의 부실 대응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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