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금쪽이’, 맹신보단 타산지석 삼아야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금쪽이’, 맹신보단 타산지석 삼아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7.31 10:52
  • 호수 8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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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오은영이 학부모들 여럿 망친 것 같다.”

최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글쓴이는 “오은영의 교육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가 상처받지 않고 공감받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규정짓는다”면서 “그러다 보니 체벌도 없이, ‘오냐오냐’ 남 불편하게 하고 피해주는 일까지도 존중해주고 공감하니 아이들 버릇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체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처럼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이하 금쪽이)가 여러 사회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받으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7월 19일에도 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가 인기리에 방영 중인 금쪽이 같은 솔루션 프로그램을 비판하며 화제를 모았다. 해당 전문의는 방송에서 마치 몇 차례 상담과 짧은 기간에 아이의 문제가 교정되는 것처럼 다루는 점을 지적했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지적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해당 전문의는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 실력이 부족하든, 노력이 부족하든 둘 중 하나”라는 자신의 ‘뇌피셜’을 덧붙인 것이다. 

몇 해 전 필자의 지인은 폭력적인 아이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어찌할지 몰라 고민하던 그는 마침 방영을 시작한 금쪽이를 보고 고민 끝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전 아이를 다시 봤을 때 놀랍게도 폭력적인 행동은 완전히 사라졌다. 2년 이상 도움받았던 전문가에게 더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었다. 가령 아이의 나쁜 행동이 교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필자는 지인의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적 행동을 발견하고 나아지기까지 그가 얼마나 공들였는지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숱한 노력에도 아이가 교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부모에게 화살을 돌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이상한 것이다. 또 금쪽이는 저출산의 원인으로도 비난받기도 한다. 금쪽이 방영 이전부터 저출산이 심각해지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비난 역시 허무맹랑하다. 

물론 금쪽이에 출연하는 아이들의 문제적 행동이 초창기보다 심해진 것은 사실이다. 보다 자극적인 아이를 출연시키는 것에 대해 제작진은 고민해봐야 할 필요성은 있다. 그럼에도 금쪽이는 타산지석이라는 측면에서 큰 가치가 있다.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지인들은 금쪽이를 보면 간혹 ‘웬수’ 같기도 한 자식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더 잘 키워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한다. 

7월 한 달간 교권 붕괴를 의심케하는 사건이 잇달아 벌어진 것에 모든 화살을 금쪽이에게 돌리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고 해결 방법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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