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무 대한노인회 전남 함평군지회장 “‘난 어른이니까’라는 생각 버리고, 젊은이들과도 보조 맞춰야”
조용무 대한노인회 전남 함평군지회장 “‘난 어른이니까’라는 생각 버리고, 젊은이들과도 보조 맞춰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8.07 09:47
  • 호수 8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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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장 활동비 올해부터 지원·노인일자리 477개 확충 등 ‘보람’

지회장 상근 체제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 국가가 월급 지원 가능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지회장이 상근해야 한다,”

8월 1일, 조용무(77) 대한노인회 전남 함평군지회장이 이 같이 주장했다. 조 지회장은 “지회장이 매일 체제(상근)하는 것이 아니고 비정기적 체제로 돼 있는데 이걸 정기 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지회장이) 바쁘다고 어디 가버리는 그런 구조 밑에선 조직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상근을 하면 월급 같은 거 주는 것을 국가에서 반영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지회장은 또 “대한노인회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야 한다”며 “노인체육회를 만들겠다고 말들이 많은데 그런 것보다는 차라리 복지부 소관으로 노인청을 만들면 군청과 직접 연결이 돼 (노인복지 등이)훨씬 나아질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조 지회장은 이처럼 집단적 명분에 앞서 실리를 추구하는 지도자 형이다. 실제로 함평군지회는 오래전부터 무주의 중앙연수원에서 경로당 회장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1박2일 노인지도자교육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경로당 회장들이 이 교육에 적극 협조하지 않는 분위기임에도 굳이 동원해 이틀 간 연수원에 체류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다. 

조 지회장은 “제가 분회장 시절, 노인지도자교육 대상자 수를 할당 받아 인원을 모으는데 어려움이 따랐다”며 “제가 지회장 된 후로는 무주에 가지 않고  분회를 순회하며 경로당 회장, 총무를 대상으로 강사를 초빙해 특강도 하고, 지회 사업도 알리는 등 내실 있는 교육(경로당 운영 및 회계교육)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함평군민은 3만1000여명, 노인인구는 1만2000여명이다. 함평군지회에는 9개 읍·면 분회, 375개 경로당, 회원 9954명이 있다. 조 지회장은 함평군농촌지도소 등에서 27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다. 4대 함평군의회 부의장, 5대 군의장을 역임했다. 함평군지회 대동면분회장을 거쳐 2019년 6월, 13대 지회장에 추대됐고, 이어 2023년 6월, 14대 지회장 선거에서도 단독후보로 나서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함평군은 ‘나비축제’로 유명하다.

“1999년 아무것도 없는 데서 이석형 최연소(당시 39세) 함평군수가 ‘나비’란 주제를 가지고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그때 저를 포함 구민 대부분이 반신반의했을 정도로 결과가 불투명했으나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나비축제 기간에는 고속도로를 비롯 함평으로 들어오는 모든 도로가 막힐 정도로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지난 4~5월에 개최한 나비축제는 코로나 이후 처음 열린 터라 성황을 이뤘다. 가을에 함평 엑스포공원에서 개최하는 국화축제도 볼 만하다.”

-두 번의 지회장 선거 모두 추대였다.

“노인회장은 선거로 선출하기 보다는 추대 형식으로 가야 한다. 노인은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고 그런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를 하면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단합이 안 된다.”

-그간의 성과라면.

“노인일자리를 많이 하고 있다. 올해 477명이 일자리에 참여해 17억2300여만원이란 큰돈을 가지고 간다.”

-주로 어떤 일자리인가.

“지역마다 있는 회관과 주차장의 환경정화 등 공공일자리이다.”

-경로당 급식도우미는.

“지회에서 하지 않고 군청에서 경로당에 지원해주고 있다.” 

조용무 함평군지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지회회관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조 지회장 왼편이 김영미 지회 사무국장.
조용무 함평군지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지회회관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조 지회장 왼편이 김영미 지회 사무국장.

조 지회장은 두 번째 큰 성과로 경로당 회장 활동비 지급을 언급했다. “올해 1월부터 전 경로당 회장을 지역봉사지도원으로 위촉해 활동비(2만원)를 드린다”며 “군수님과 협의해 올해 안에 인상도 하고, 앞으로 합당한 수준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활동비 지원은 쉽지 않은 일인데.

“물론이다. 함평은 경제자립도가 높지 않아 재정적인 여유가 없다. 제가 공무원, 군의장을 해봐서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입장이라 막무가내로 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는 처지가 아닌가. 그럼에도 군수를 비롯해 군의장과 의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협조를 해줘 활동비 지급이 가능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 말씀을 드린다.”

-함평군수가 노인을 잘 섬기는 것 같다.

“우리가 노인 인구가 많다. 노인들이 편안해야 군 전체가 편안하지 않겠나. (함평군수가)경로당도 자주 나가시고 현장에서 어떤 건의를 들으면 90%는 해결을 해주신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대체로 좋은 편이다.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TV·냉장고 등 비품은 다 들어가 있고, 보수할 부분은 바로 바로 해준다. 개보수 수준을 넘는 곳은 헐고 새로 짓기도 한다. 어르신들 앉았다 일어서는데 편하게 식탁을 순차적으로 보급 중이다.” 

-어르신들 경기 실력은 어떤가.

“지난 7월 영암에서 열린 제1회 전남도지사기 파크골프대회에서 남자 단체 우승, 여자 단체 3위, 남자 개인전 2위, 여자 개인전 1위를 각각 차지했다. 하천변에 파크골프장을 잘 만들어놔 광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그라운드골프 실력도 뛰어나 작년에 열린 1회 전남도 그라운드골프대회에서 남자 개인전 우승을 하기도 했다.”  

-집중 호우 때 지회 피해는 없었는지.

“1990년대에 지은 군청 소유의 건물을 다른 두 곳의 기관과 함께 쓰고 있다. 1층은 우리하고 고엽제단체가 나눠 쓴다. 엊그제 폭우로 비가 새들어와 리모델링 요청을 하려고 한다.”

-군의장을 역임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35억원이란 큰돈을 들여 대동면사무소 청사를 지었다. 보는 사람마다 군청보다 더 잘 지었다는 말을 하더라.”

조 지회장은 군민들 사이에서 존경 받는 군 의원으로 기억된다. 2010년 군의장 시절 금융위기에 따른 국가 경제 위기와 열악한 군 재정, 군민들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의정비를 동결했다. 조 지회장은 “임기 내내 의정비를 동결했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함평군의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끝내고 얼마 후 주위의 권유로 노인회에 들어왔다. 당시는 회관을 가진 분회가 별로 없었다. 6년간 분회장으로 봉사하며 분회 회관을 마련했다.”

조용무 함평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 “과거처럼 ‘나는 어른이니까’라는 생각은 버리고 노인들이 다들 할 때는 동참하고, 젊은 사람들과도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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