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심해지는 무좀… 발에 땀 차지 않게 해야
여름철에 심해지는 무좀… 발에 땀 차지 않게 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8.07 15:05
  • 호수 8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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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의 증상과 치료
발가락 사이에만 각질이 벗겨져 있는 초기 지간형 무좀은 항진균제 연고를 꾸준히 바르기만 해도 치료가 된다.
발가락 사이에만 각질이 벗겨져 있는 초기 지간형 무좀은 항진균제 연고를 꾸준히 바르기만 해도 치료가 된다.

머리와 손‧발톱에도 생길 수 있어… 발가락 사이 ‘지간형 무좀’ 많아

항진균제 꾸준히 발라야 완치… 타인과 수건·양말 함께 쓰지 말아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여름철에 빠르게 번식하는 곰팡이균은 축축하게 땀이 잘 차는 손과 발 등을 좋아한다. 이러한 곰팡이균 중 피부사상균(백선균)은 생활환경, 면역 상태에 따라 피부의 겉 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해 기생하며 피부병을 일으키는 데 이것이 바로 ‘무좀’이다.

무좀은 각질을 영양분으로 삼아 기생하는 진균으로 인해 생긴다. 발생 부위에 따라 머리에 생기는 ‘두부백선’, 몸에 생기는 ‘체부백선’, 손에 생기는 ‘수부백선’, 발에 생기는 ‘족부백선’, 손톱·발톱에 생기는 ‘조갑백선’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족부백선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무좀의 형태로, 주로 구두를 신고 일하는 직장인과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성인 남성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며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곳은 발가락 사이다.

김대현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특정 피부사상균들은 고온다습할 때 피부감염을 더 잘 일으킬 수 있기에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땀과 습기가 쉽게 차는 신발을 오래 신고 있는 경우 더욱 발병률이 높고 증상도 심해진다”고 말했다.

◇무좀의 원인

무좀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손톱과 발톱이 자라나는 속도가 점점 느려져서 그만큼 곰팡이에 감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팔다리의 혈액순환장애, 당뇨병, 손발톱의 기형, 유전적 요인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좀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고 치료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계속 방치해 두면 미용상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계속해서 곰팡이를 양성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무좀의 원인이 된다. 

◇무좀의 종류

무좀은 크게 염증 없이 발가락 사이가 갈라지고 껍질이 벗겨지는 ‘지간형’과 작은 수포가 발생하는 ‘소수포형’, 발바닥에 각질이 두껍게 생겼다가 가루처럼 떨어지는 ‘각화형’ 등으로 나뉜다.

발가락 사이 각질이 벗겨지고, 하얗게 짓무르면서 꼬릿한 냄새가 나면 지간형 무좀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는 발가락끼리 맞닿아 있고, 습해서 피부사상균이 자라기 가장 좋은 부위이다.

각화형 무좀은 발바닥 전체에 각질이 생기고 피부가 두꺼워져 있다. 가렵지도 않고 냄새도 없어서 무좀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두꺼워진 각질이 갈라지고 피가 난다. 

소수포형 무좀은 발바닥과 발가락에 크고 작은 물집(수포)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땀이 많아지는 여름철에 급증하는데, 땀이 나면 피부가 습해지고 불어서 피부사상균이 각질층과 표피층 사이로 쉽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만약 가렵다고 긁으면 물집이 터지는데, 이때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무좀의 치료

무좀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무좀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무좀이 악화해 급성 염증까지 생길 수 있다. 만약 긁어서 2차 병소가 생기거나 이차 감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장기간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이는 림프관염이나 림프절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함부로 약을 썼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시중에 많이 파는 이른바 광범위 피부질환 치료제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성분은 몸에서 곰팡이균을 몰아내는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억누른다. 

이는 일시적으로 피부 증상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무좀균이 보이지 않게 더 증식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무좀은 병원에서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완치할 수 있다. 발가락 사이에만 각질이 벗겨져 있는 초기 지간형 무좀은 항진균제 연고를 꾸준히 바르기만 해도 치료가 된다. 

다만, 각질이 발바닥 전체에 걸쳐서 벗겨져 있고 통증과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피부과에서 처방한 항진균제를 먹거나, 발라야 한다. 발가락 사이가 습해지지 않도록 통풍을 수시로 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각화형 무좀은 항진균 치료에 앞서 피부연화제(피부 결을 부드럽게 해주는 약물)를 사용해서 두꺼워진 피부와 각질층을 얇게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 없이 항진균제를 바르면 약물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각화형 무좀은 오랜시간 무좀이 생겼다가 나아지기를 반복하면서 피부 자체에 변화가 온 상태라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수포형 무좀은 항생제(세균을 죽이는 치료제)와 항진균제를 함께 쓰는 치료가 필요하다. 세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항균 비누 등으로 발을 닦는 것도 좋다.

김대현 교수는 “무좀은 재발이 쉬운 질환이라 완치 후에도 적극적으로 관리하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발가락 사이까지 꼼꼼히 닦고 물기를 완벽히 건조해야 하며 전염력이 있어 타인과 수건, 양말 등을 공유하지 않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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