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에서 걷고 머물며 ‘힐링’ 하세요”…산림 특성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
“치유의 숲에서 걷고 머물며 ‘힐링’ 하세요”…산림 특성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8.14 09:01
  • 호수 8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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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기 양평 산음 치유의 숲이 개장한 이후 전국적으로 47개의 '치유의 숲'이 운영 중이다. 사진은 경북 김천 국립김천치유의숲을 찾은 방문객들이 해먹에 누워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모습.
2009년 경기 양평 산음 치유의 숲이 개장한 이후 전국적으로 47개의 '치유의 숲'이 운영 중이다. 사진은 경북 김천 국립김천치유의숲을 찾은 방문객들이 해먹에 누워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모습.

산림청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정서적 안정… 인체 면역력 높아져”

운동요법‧식물요법 등 다양… 노인회에서도 연계프로그램 운영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2009년 1월, 경기 양평 국립산음자연휴양림 치유의 숲이 문을 연다. ‘치유의 숲’이란 국민이 숲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증진, 회복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이듬해인 2010년 9월에는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고 산림치유 개념의 확대와 치유의 숲 조성 근거가 마련됐다. 그리고 2022년 12월 현재 전국에 47개의 치유의 숲이 운영 중이다. 즉, 치유의 숲을 통한 산림치유 시대의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치유의 숲은 외형상 산림욕장·자연휴양림·산림레포츠숲·산림공원과 닮았지만 목적은 조금 다르다. 말 그대로 산림을 활용해 치유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에 비해 산림욕장 등은 휴양·여가의 목적이 강하다. 여기서 치유는 사회·자연환경 및 문화를 통해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의학을 이용하는 ‘치료’와는 구분해야 한다. 

여가 목적 공간과의 차이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에서 드러난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서 정의한 산림치유는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여기서 다양한 요소란 산림의 경관, 산소, 소리, 햇빛, 피톤치드 등의 치유 인자다. 숲에 들어서는 순간 몸이 차분하게 이완되는 느낌을 받는 것도 이 치유 인자들 덕분이다. 

산림청‧국립산림과학원이 2021년 발간한 ‘숲, 치유가 되다’ 등 자료에 따르면 산림의 잔잔한 소리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줄인다. 이는 정서적 안정감 회복으로도 이어진다. 산림에서는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뇌 활동을 안정시켜 심리적으로도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든다. 뿐만 아니라 산림은 도심보다 산소 농도가 높고 미세먼지도 적다. 체내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뇌 기능이 활발해진다. 이렇듯 산림에 오래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자연 치유 능력이 강화된다.

산림치유 효과에 대한 의학적 검증 연구도 국내외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산림청‧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해 발표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의 활동 구성에 따른 치유 효과 특성분석’ 따르면 걷기, 명상 등 프로그램에서 우울증과 불안증세 완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불안 완화, 주의력 회복, 우울 완화, 면역기능 강화 등 12가지 항목으로 나눠 효과를 살펴봤는데 그 결과 숲속에서의 걷기가 정서개선과 불안·우울 완화, 주의력 회복, 면역기능 및 심폐기능 강화에서 긍정적 경향이 100%로 나타났다. 또 머무르기는 불안 완화, 혈압 안정화, 항산화, 스트레스 완화 등에서 100%를 보였고 신체운동은 정서 개선, 심혈관 질환예방에서 100% 긍정 경향을 보였다.

치유의 숲은 입지에 따른 보유 자원이 다르다. 대표적으로 국내 1호인 ‘산음 치유의 숲’은 낙엽송과 잣나무, 활엽수 등 다양한 수종이 분포하고, 계곡에서 흐르는 수원이 야외 족욕을 비롯한 물소리 명상 등을 진행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장성 치유의 숲’은 편백 숲으로 이름값을 한다. 편백 숲 사이로 하늘을 보며 쉴 수 있는 하늘바라기 쉼터가 돋보이는 하늘숲길, 축령산 주 능선을 걸을 수 있는 건강숲길, 숲내음길, 산소숲길 등이 조성돼 있다. 강원 횡성 청태산 자연휴양림 내 ‘청태산 치유의 숲’은 잣나무와 낙엽송림을 가로지르는 숲길로 유명하다.

현재 국내 치유의 숲 프로그램은 크게 △물요법(온랭수욕) △운동요법(1일 약 2시간의 산림산책) △식물요법(허브·약초 등을 활용한 식사와 입욕, 아로마테라피) △조화요법(신체·자연의 조화) 등으로 구성된다. 물요법은 온천, 샤워시설, 냉온탕, 탁족(발을 담그는)시설물 등이 설치된다. 

운동요법의 구성은 낮은 경사도의 비탈길을 일정한 속도로 걷는 산책과 발 지압시설, 산림욕 체조 시설 등이 있다. 

식물요법은 식물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들이마시고 식물을 만지고, 경관을 느끼는 활동이다. 또 산림 내 청정음식물을 채취‧섭취하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그중 하나다. 

조화요법은 사색·명상·요가 등 프로그램이 있다. 이들은 모두 산림치유지도사의 상담 이후 이용객에 맞춤 프로그램으로 설계된다.

노인회에서도 산림치유 효과에 주목해 지역 치유의 숲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원 강릉시지회(지회장 심재빈)는 2020년부터 국립 대관령 치유의 숲과 함께 노인대학 수강생, 경로당 회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 완도군지회(지회장 임규성)도 약산 해안치유의 숲에서 분회장 회의와 함께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완도군지회 관계자는 “치유의 숲 프로그램 중 족욕 체험 등을 어르신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어르신들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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