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리필, 재활용 제품 제작‧판매 등 노인일자리사업에 ‘탄소중립’ 실천 접목
세제 리필, 재활용 제품 제작‧판매 등 노인일자리사업에 ‘탄소중립’ 실천 접목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8.14 09:05
  • 호수 8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노인일자리사업에도 환경보호를 위한 탄소중립 실천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 세제 정거장에서 일자리 참여자가 빈 용기에 세제를 담고 있는 모습.
최근 노인일자리사업에도 환경보호를 위한 탄소중립 실천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 세제 정거장에서 일자리 참여자가 빈 용기에 세제를 담고 있는 모습.

서울 은평구, 노인일자리로 세제 무료리필해주는 ‘세제 정거장’ 운영 

노인인력개발원도 부산 금정구 등과 손잡고 탄소중립 일자리 창출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지난 6월 1일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신사노인복지관 등 8곳에 ‘세제 정거장 어스’가 문을 연다. 세제 정거장은 ‘리필스테이션’(샴푸·린스, 바디워시 등 대용량 제품을 리필해주는 매장)으로 빈 용기를 가져가면 세제를 무료로 채워준다. 특히 이곳은 노인일자리로 운영하며 탄소중립을 실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은평구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플라스틱 1리터 용기를 연간 1만2000개를 재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에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 여름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 노인일자리에도 ‘탄소중립’ 실천 바람이 불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환경보호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가장 대표적인 실천 방법이 플라스틱 재사용이다. 

은평구의 경우 애경산업과 업무 협약을 맺고 ‘세제 정거장 어스’를 운영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2024년 12월까지 세탁세제, 주방세제 등 5억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후원하고, 은평구 세제 정거장을 설치, 환경 교육을 이수한 노인일자리 참여자 18명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각 정거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재활용 용기를 가져온 취약계층 주민들(차상위 계층까지)에게 세제를 덜어주는 동시에 탄소중립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이번 사업을 준비하는데는 어려움도 컸다. 현행 법에는 세제 소분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이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구는 환경부와 식약처 등 관계 기관에 자문과 협조를 구하는 한편 보건소와 협업한 끝에 간소화된 규정을 마련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도 최근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다양한 노인일자리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 사업이 부산 금정구, 부산금정시니어클럽, 장난감 전문 자원순화기업인 코끼리공장 등과 운영하는 ‘우리동네 자원순환단’이다. ‘우리동네 자원순환단’은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새로운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을 생산·판매한다. 사용이 끝난 제품을 그대로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과 달리 업사이클링은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에도 기여한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150명의 어르신들은 지역 내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의 수거·분리 배출, ESG 새활용 주간 운영을 통한 플라스틱 새활용 캠페인 활동 등을 수행한다.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은 수거된 폐플라스틱을 분쇄해 작은 조각으로 만드는 플레이크화 작업을 거쳐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활용해 의류‧명찰‧화분 등을 생산한다. 특히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독거노인 안질환 예방을 위한 LED 조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가정 내 안전바 등을 주거 취약계층 대상 환경개선 사업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참여자 1인당 폐플라스틱 수거량 150개(6㎏) 기준으로 7.056㎏의 탄소배출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또한 강원 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오는 11월까지 노인일자리사업과 연계한 폐자전거 재활용 사업을 진행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처음 시작한 사업으로 버려지거나 무단 방치된 폐자전거를 수거해 도시미관을 개선하면서 폐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해 탄소중립도 실천한다. 

지난해에는 230여대의 폐자전거를 수거, 이 중 50여대를 수리해 재생자전거로 재탄생시켰다. 이 자전거 중 30대는 태장 2동과 중앙동행정복지센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공용자전거로 제공했으며, 10대는 지역아동센터에 기증하고 10대는 판매했다.

올해에도 자전거 수리 교육을 수료한 2명의 참여자가 2인 1조로 자전거를 수리하고 새롭게 재탄생한 자전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필요시 행정복지센터 등에 공용자전거로 제공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시장형 일자리로 자리잡은 시니어 카페에서도 탄소중립 실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전북 전주효자시니어클럽이 7월 24일부터 운영에 나선 ‘카페우정 도내기샘 국민체육센터점’은 포장 주문 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아닌 다회용컵을 제공한다. 

다회용 컵을 사용하면 보증금으로 500원이 추가되는데 대신 재방문해 컵을 반납하면 컵 보증금 500원에 환경보호 실천금 500원을 더해 1000원을 반환해준다. 또한 매장에서 제공되는 컵과 빨대 모두 자연에서 생분해되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한다.

전주효자시니어클럽 관계자는 “최근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 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친환경 실천 카페를 열게 됐다”며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카페가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