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중국 부동산 연쇄 디폴트 위기… 한국 수출 악화, 환율 급등에 대비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중국 부동산 연쇄 디폴트 위기… 한국 수출 악화, 환율 급등에 대비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3.08.21 10:24
  • 호수 88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중국 1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 등이 잇따라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중국발 리먼 사태 발생 가능성에 세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채권 거래가 지난 8월 14일 전격 중단됐다. 만기 도래한 10억 달러 규모의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몰린 것이다. 

비구이위안의 빚은 현재 총 1조4300억위안(약 263조원)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7단계 낮췄고, 비구이위안 채권값은 연초 대비 10분의 1 토막이 났다.

디폴트 위기의 비구이위안이 벌인 건설 프로젝트는 중국 전역에 3000건이 넘는다. 심지어 국유 기업인 위안양(遠洋)까지 채무 상환에 실패했다. 중국 정부조차 여력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중국의 ‘부동산 주도형 성장 모델’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경제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 진작과 모기지 대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지난 20여년 동안 고도성장을 누렸다. 

그 결과,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선전(심천),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샌프란시스코의 2~3배에 이를 정도다.

이에 정부가 뒤늦은 규제를 통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황이 닥쳤다. 비구이위안의 유동성 위기로 중국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거래 업체들의 연쇄 도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부동산발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자칫 ‘중국판 리먼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은 경기둔화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조짐도 뚜렷하다. 소비자물가지수가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후퇴하고 생산자물가지수는 10개월째 뒷걸음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수출 실적도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14.5% 급감하며 3년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치(5.0%)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중국의 부동산발 불안 양상에 아시아 증시 또한 일제히 하락했다. 외국인 자금까지 이탈하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위험관리가 이뤄지고 있다지만 해외 투자자의 시각은 차갑다. 

한국 수출의 23%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 중국의 위기는 한국 경제에도 초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환율이 뛰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도 불안감이 전이되고 있는 상태다. 

중국의 수요 부진 탓에 핵심 수출품인 반도체는 전년 대비 수출이 34%나 줄어드는 등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 금융가에선 한국 경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기대했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는 이미 물 건너갔고, 오히려 ‘차이나 리스크’를 걱정해야 할 판인 것이다. 

이에 아세안·중동·인도 등 시장의 다변화를 좀 더 서두를 필요가 있다. 신성장 동력 육성과 함께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 경기 부양과 고용 창출로 이끄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