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용’ 은행 앱, 예전보다 쉬워져” 18개 시중은행 고령자 모드 도입
“‘고령자용’ 은행 앱, 예전보다 쉬워져” 18개 시중은행 고령자 모드 도입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3.08.21 15:52
  • 호수 88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은행 앱, 전환 쉽지만 눈에 잘 안들어와… 영어 과다 사용도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은행 앱이 너무 복잡해서 켜보기도 싫었는데, ‘고령자 모드’ 덕분에 한결 보기 편해졌어요.”

경기 구리시에 사는 이귀화(66) 씨는 동네에 은행이 없어 큰 돈을 이체해야 할 때 버스를 타고 인근 서울 중랑구 신내동까지 가야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딸이 은행앱을 설치하고 사용법도 알려줬지만 깨알같은 글씨로 다양한 기능을 설명하는 화면에 눈에 들어오지 않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씨는 “고령자 모드의 경우, 이체 같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사용하기 쉽게 해놔 은행 가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시중은행이 고령층 고객이 송금, 거래내역 확인을 비롯한 은행 업무를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을 구성한 ‘고령자모드’ 출시를 완료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공동으로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지난해 2월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은행권은 지난 6월까지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별도의 고령자 모드를 출시했다. 

이에 국내 은행 18곳 고객들은 앞으로 은행 앱을 이용할 때 필요에 따라 일반 모드나 고령자 모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고령자 모드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반모드에 비해 고령자의 이용 편의성과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금융소비자가 자주 이용하는 업무를 쉽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도록 이용 빈도가 높은 기능 위주로 화면을 재구성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면 앱으로 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별도의 기능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콘이나 전문용어 대신 직관적인 용어와 간결한 문장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조회’, ‘이체’라는 용어를 ‘내역보기’. ‘송금하기’로 변경하거나, 일반모드에서 사용하는 아이콘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글로 표기하는 식이다.

다만 고령자 모드를 켜는 방법이 은행별로 상이하고 위치와 명칭도 제각각이다. 가령 국민은행 앱인 ‘KB스타뱅킹’은 좌측 상단에 ‘간편 홈’을 터치하면 바로 화면이 전환된다. 눈에 잘 띄는 부분에 위치해 쉽게 전환이 가능하다. 

반면에 신한은행 앱인 ‘신한 쏠’은 화면을 가장 아래로 내린 후 우측 하단 ‘쉬운 홈’을 눌러야 변경이 가능하다. 하나은행 앱인 ‘하나원큐’도 화면을 가장 아래까지 내려 ‘쉬운 홈’을 터치하는 방식이어서 접근성이 낮다.

반면 ‘KB스타뱅킹’은 가독성이 떨어진다. 간편 홈으로 눌러도 외관상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데다가 이체를 제외한 ‘통합거래내역’ 등 기능은 화면을 한 번 내려야지만 그제서야 눈에 들어온다. 대신 오프라인 은행 번호표를 뽑을 수 있는 기능을 이체 화면에 배치하면서 직접 은행 방문을 선호하는 어르신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신한 쏠’은 고령자 모드 전환시 화면 변화가 가장 큰데다가 구성 역시 직관적이다. ‘계좌조회’, ‘돈보내기’ 등 기능을 크게 표시하고 그림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원큐’도 간편 홈으로 전환하면 단순하게 화면을 구성하도록 했지만 ‘오픈뱅킹’, ‘이벤트’, ‘대출케어’ 등 고령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기능과 영어로 표현하는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중 각 은행이 출시한 고령자모드가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살피고, 가이드라인 적용 우수사례를 발굴해 전파하는 한편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