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65] 마음은 다 드러내고 재주는 감추라
[채근담 다시 읽기 65] 마음은 다 드러내고 재주는 감추라
  • 백세시대
  • 승인 2023.08.28 10:18
  • 호수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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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다 드러내고 재주는 감추라

군자의 생각과 행하는 일은 하늘이 맑게 개고 해가 밝게 빛나는 것과 같이 명명백백(明明白白)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모르게 할 수 없을 것이요, 군자의 뛰어난 재주는 옥을 싸서 감추고 구슬을 깊숙이 간직함과 같이 숨겨서 사람들이 쉽사리 알 수 없도록 해야 한다.

君子之心事, 天靑日白, 不可使人不知,

군자지심사  천청일백  불가사인부지

君子之才華, 玉韞珠藏, 不可使人易知.

군자지재화  옥온주장  불가사인이지

◆만해 강의

군자란 덕행(德行)이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군자는 마음가짐과 행하는 일이 맑은 하늘의 밝은 해와 같이 공명정대하여 한 점의 거짓과 속임이 없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숨겨서 남이 모르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군자의 재능은 옥이 보통의 돌 속에 숨겨져 있고, 구슬이 깊은 바다 밑에 감추어져 있는 것과 같이, 깊이 간직하여 겉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경솔히 빛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남이 쉽사리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는 숨은 은덕(恩德)을 함양하고 타인의 시기를 피하기 위해서다. 

‘비단옷을 입고 홑옷(한 겹으로 지은 옷)을 숭상한다’는 말은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런데 소인(小人)은 이와 반대로 그 심사에 거짓과 속임이 많아서, 그것을 숨기고 겉치레를 하여 남이 알지 못하게 하는데 치중한다. 만일 조금이라도 재주가 있으면 그것을 드러내어 자랑하고, 남이 모를까봐 두려워한다. 이것이 군자와 소인의 차이 가운데 중요한 점이다.

◆한줄 생각

속마음은 거짓 없이 다 드러내고 뛰어난 재주는 감추라고? 현대인들에게는 실천하기 어려운 주문일지 모른다. 오히려 속마음은 감추고, 모자란 재주라도 드러내서 인정받으려는 심리가 일반적일 것. 그러나 타인의 시기와 질투를 유발하지 않으려는 선인들의 자세는 곱씹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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